12년간 7조6000억원 투자
日과 경쟁하며 中 추격 방어
현대차가 수소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최초로 수소 전기차를 양산하고도 대중화에 실패했던 현대차가 “일본에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아 오겠다”고 선언하면서, 한국은 일본과 경쟁하면서도 무섭게 추격하는 중국의 도전을 받는 형국이 됐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차 위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 속에서 수소전기차 시장의 패권을 둘러싼 한·중·일 간 ‘삼국지’가 본격화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11일 충북 충주시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수소전지 2공장 기공식에서 현대차그룹의 ‘FCEV(수소차) 비전 2030’을 공개하면서 “그동안 자동차 산업에서 ‘패스트 팔로어(신기술을 빨리 따라잡는 자)’였지만, 수소차 분야만큼은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되겠다”고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2030년까지 수소 분야에 7조6000억 원을 투자해 수소차 생산 능력을 연 50만 대로 늘리고, 5만1000명의 새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그동안 한국은 수소 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으나 제자리걸음만 해왔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투싼’ 기반의 수소전기 상용차를 내놓았지만 ‘수소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부족과 높은 생산 단가 등으로 사실상 대중화에 실패했다. 그사이 일본 토요타는 미라이, 혼다는 클래리티를 개발해 세계 시장을 선점했다. 현대차가 최근 수소전기차 넥쏘를 개발해 판매 중이지만 사실상 토요타 등 일본 업체에 선두를 빼앗긴 격이다. 일본은 이미 2014년 ‘수소 사회 실현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한 바 있다. 중국의 추격도 무섭다. 중국은 지난 8월 수소연료전지 특허만 130개를 보유한 캐나다 업체 발라드의 지분 19.9%를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다. 발라드는 수소차의 심장이라는 ‘연료전지’의 글로벌 선두 업체다. 중국은 이미 수소차를 생산하는 기업이 10여 개에 달하고 세계 최대 수소버스 생산공장도 갖고 있다.
12일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소차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차 가격을 떨어뜨려야 하고 수소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충전할 것인가가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방승배·김성훈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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