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트 로저스 세계기독연대 동아시아팀장

“최근 北에 USB·DVD 유입 늘어
바깥세상 정보·인권 이해 확대
中의 탈북자 송환 못하게 막아야”


“북한의 인권 상황은 세계 최악으로, 북한 정권은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독재정권 가운데 하나입니다. 유엔 역시 북한 정권만 별도로 다루면서 반(反)인도 범죄를 범하고 있다고 지목한 바 있습니다.”

베네딕트 로저스(44·사진) 세계기독교연대(CSW) 동아시아팀장은 1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남북관계 개선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기본적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SW는 종교와 양심의 자유에 특화된 국제적 인권 기구로, 아시아·아프리카·중동·남미 등 20개국 이상에서 활동하고 있다. 로저스 팀장은 이날 서울 강서구 강일교회 강연에 이어 13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북한 인권 세미나에서 축사를 할 예정이다. 앞서 10일에는 북한정의연대 주최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제포럼 ‘북한의 박해 실태와 국제사회의 대응,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참석해 북한 내 종교 박해의 실상과 대책을 발표했다.

로저스 팀장은 “북한에는 어떠한 종교의 자유도, 양심의 자유도 없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절대적인 헌신과 충성을 필요로 하기에 다른 어떤 믿음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북한의 김 씨 일가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스스로 신(神)을 자처하는 독재정권”이라고 비판한 로저스 팀장은 “일부 기독교 단체가 북한 내에서 인도주의적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들의 활동은 매우 엄격하게 통제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최근 북한 내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증거가 있다”며 “라디오 방송과 USB 저장장치, DVD 등의 유입으로 북한 주민들이 바깥세상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접하고, 인권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로저스 팀장은 무엇보다 “한국 정부와 미국이 북한 인권 문제를 반드시 대화 의제에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이 탈북민을 송환하지 못하도록 국제사회가 압력을 가해야 하고, 북한에 대한 정보 유입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해서는 “방문의 성격과 의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며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뿐만 아니라 인권에 대해서도 다루고, 김 위원장이 남한에서 인권 문제에 대한 항의와 호소를 직접 접하면 의미가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만약 김 위원장이 대중으로부터 가려져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피상적인 대화만 나눈다면 아무 성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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