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 추사 선생’(420×200㎝). 왼편의 권돈인이 지은 글도 박 화백이 직접 썼다. 고요아침 제공
- 박종회 화백 5년만에 개인전
18일까지 세종문화회관서
조선시대의 문인화의 가장 큰 특징은 시와 글씨, 그림을 구분하지 않는 ‘시서화(詩書畵) 일체’다. 그런 점에서 창현(創玄) 박종회(朴鍾會·74) 화백의 작품은 ‘현대판 문인화’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박 화백은 어린 시절 당대 한문학 분야에서 ‘2당’으로 이름을 날렸던 효당 김문옥(1901∼1960)으로부터 한문을, 고당 김규태(1902∼1966)로부터 글씨를 배웠고, 지홍 박봉수(1916∼1991)에게서 6개월간 그림을 배우다 문인화풍과 달라 독학으로 자신만의 길을 걸으며 글씨와 그림에서 높은 성취를 이루었다.
박 화백이 1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1, 2관 전관에서 5년 만에 개인전을 갖는다. 화업 50년의 진수를 보여주는 전시에는 300∼600호에 이르는 여러 점의 대작을 포함, 100여 점의 작품이 걸린다.
문인화가 그렇듯 박 화백의 작품에도 직접 써넣은 제목(題目)과 제시(題詩)가 등장한다. 그중에는 한자와 한글을 나란히 쓰는 경우가 많고, 고전의 시문뿐 아니라 향가, 애국시, 현대시 등이 다양하게 인용된다.
붉은 매화가 화려하게 그려진 작품 ‘홍매’에는 “… (중략) 훌륭한 연석 꽃 앞에 앉아 새 깃 모양의 잔을 주고받으며 달빛 속에 취한다 (중략)…”라는 이태백의 번역시 한 수가 한글로 쓰여 있다.
이와 관련, 박 화백은 “문인화라면 대개 고루한 것으로 생각하죠. 그래서 전통 문인화의 기법과 소재를 지키면서 현대적인 감각을 응용해 시멘트문화, 아파트문화에 지친 국민의 정서를 따뜻하게 위로해 주고 싶었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의 문인화에 대해서는 해외 화단도 주목, 지난 2014년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 광장에서는 박 화백의 대형소나무 그림 퍼포먼스가 열리기도 했다.
전시에는 지난 1년간 집중적으로 완성한 작품 중에서도 가장 애착이 가는 매화 그림과 강변 그림이 많이 선보인다. 그 외에 위대한 문인들인 도연명(365∼427), 김정희(1786∼1856) 등에 대한 오마주 작품도 다수 포함돼 있다.
조인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박 화백은 꾸준히 현대적 조형관으로 문인정신을 재현하려고 노력했다”며 “이번 전시에서 두드러지는 매화, 강변 풍경, 선현은 어떻게 과거의 회화 전통을 딛고 서서 미래의 미술을 만들어낼지에 대해 문인적인 태도로 답변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