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논란과 관련,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문제점을 심사숙고해 타협점을 찾겠다”고 말했으나 진심이 없었던 허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방통위가 12일 지상파 중간광고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방송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반대 여론을 무시한 채 이처럼 강행 의지를 밝히자 방통위 안팎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1월 29일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방침을 반대해 온 한국신문협회 회장단과 면담을 했다. 이날 신문협회 이병규 회장과 홍준호, 김기웅 부회장 등 회장단은 “지상파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유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지상파를 살리겠다면 중간광고 허용과 같은 편한 방법만 생각하지 말고 근본적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회장단은 “각 방송사가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것 없이는 절대 생존이 안 된다. 먼저 자구책을 세우고 성과부터 내라고 방송사에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방송에 일단 (체질을 개선할) 시간과 기회를 주겠다”며 중간 광고 허용 입장을 밝혔으나, 회장단의 거듭된 지적에 “지상파의 어려움을 고려하되 오늘 제기된 문제점을 심사숙고해 타협점을 찾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방통위는 2주도 안 돼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과 중간광고 고지 자막 크기 규정 신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법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입법 예고 등을 통해 40일간 의견수렴 기간을 거쳐 정부가 개정안을 의결하면 2019년 2월 말부터 지상파 중간광고가 시작된다.
이날 회의에서 일부 위원은 지상파의 방만 경영과 불성실한 태도 등을 지적했다. 김석진 방통위 상임위원은 “지상파 방송은 경영 악화에도 정권에 코드를 맞춘 출연진에 고액의 출연료를 지급하고 있다. 편향적인 방송으로 시청자의 외면을 받아 시청률이 하락한 것이 경쟁력 약화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표철수 방통위 상임위원도 “지상파의 자구 노력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KBS 주요 간부는 방통위원장의 발언을 메모하지도 않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도 대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정책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국민의 60%가 반대하고, 시청자들이 계속 문제 제기를 했음에도 강행하겠다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라며 “또 이미 방송 쪼개기 등 편법으로 중간광고를 하고 있는 지상파의 공공성 훼손에 대한 우려도 높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주제발표 논문을 통해 “중간광고가 허용되면 공공자산인 전파로 운영돼온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의 비대칭 규제 핵심이 모두 사라져 매체 간 균형발전과 지상파의 공공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