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200표 대 반대 117표 “다음 총선 전에 사임” 강수로 예상 훨씬 웃도는 지지 받아
‘제2국민투표’론은 일단 약화 노동당“의회가 협상 주도해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2일 신임투표에서 과반을 훌쩍 넘는 표를 얻으며 극적으로 기사회생했다. 메이 총리의 신임 결정으로 답보 상태에 놓였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안 비준이 탄력을 받고 제2 국민투표 실시론의 동력이 일단 약화되는 모습이어서 의회의 최종 결정이 주목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이날 오후 6시 의회에서 진행된 보수당 신임투표에서 찬성 200표 대 반대 117표의 83표 차이로 신임이 결정됐다. 보수당 대표 경선을 관장하는 1922 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이 투표 결과를 기다리던 100여 명의 기자 앞에 서서 “투표 결과, 의회는 (메이 투표에 대한) 신임을…”이라고 발표하자 함성이 터져 나왔다. 특히 이번 투표결과는 과반인 159표보다 41표 많은 것은 물론, BBC 방송의 “메이가 확보한 것은 174표”라는 분석을 뛰어넘어 메이 총리의 정국운영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었다.
메이 총리는 관저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길고 도전적인 하루였지만 오늘 신임투표에서 동료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오는 13~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참석해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각국 정상들에게 추가 양보를 끌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예상을 웃도는 승리는 ‘총선 이전 총리직 사퇴’의 강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메이 총리는 신임투표에 앞서 1922 위원회 평의원 모임에 참석한 뒤 2022년 5월에 예정된 총선 이전에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총선에서 보수당을 이끌겠다’는 기존의 언급과 반대되는 행보로, 브렉시트 문제만 마무리되면 당 대표 및 총리직을 사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현재 나의 우선순위는 브렉시트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해 온 메이 총리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총리실 대변인 역시 “메이 총리는 당이 원하는 기간에만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이번 투표는 브렉시트 협상 와중에 총리를 교체할지에 대한 문제이지 다음 총선을 누가 이끌지에 대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안 의회 비준을 위해서 EU 정상회의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는 “북아일랜드 ‘안전장치(백스톱)’와 관련한 우려를 알고 있다. EU 이사회에 가서 이 같은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법적·정치적 확약을 받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EU 측은 “추가 협상은 없다”고 천명하고 있어 성과는 미지수다. 그동안 제2 국민투표 실시를 외쳐왔던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 밤 투표는 우리 국민의 삶에 아무런 차이를 가져다주지 않았다. 메이 총리는 유럽에 필요한 변화를 협상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의회가 브렉시트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도록 당장 다음 주 하원에 브렉시트 협상안을 다시 가져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보수당 브렉시트 강경파인 유럽리서치그룹(ERG)의 제이컵 리스모그 의원도 “(투표) 결과는 받아들이지만, 메이는 사임해야 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