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파리 중심가서 집회계획
근무환경 개선·임금인상 요구


이번에는 프랑스 경찰관들(사진)이 ‘노란 조끼’ 시위대에 이어 거리로 쏟아진다. 이들은 파리 중심가에서 20일 경찰의 상징인 ‘푸른 경광등’을 들고 임금인상과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시위에 들어간다. 17일 프랑스 방송 LCI, 르 저널 뒤 디망쉬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분노한 경찰들의 결집(PMC)’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오는 20일 오후 9시 30분, 파리 클레망소 광장에서 ‘제1 행동’을 하자”는 글이 올라왔다. 이들은 “거리로 돌아가 우리의 분노를 들려줄 시간이다. 우리의 직업은 숨을 쉴 시간조차 없다”며 “우리는 굴욕을 받고 있고, 심지어 집에서도 위협을 받는다. 우리는 우리의 인간성을 무시하고 우리를 졸(pawn)로 사용하는 고위층의 노예”라고 울분을 토했다.

경찰노조인 SGP 역시 트위터에 “경찰은 궁지에 몰렸고, 지쳤으며,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SGP는 경찰의 분노를 뜻하는 ‘제1 행동’을 할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고 올렸다.

프랑스 경찰은 가혹한 근무조건 개선 및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경찰관들이 경찰을 상징하는 ‘#푸른 경광등(LesGyrosBleus)’이란 해시태그를 붙이고 에마뉘엘 마크롱 행정부를 상대로 임금 인상, 근무환경 개선, 추가근무수당 지급 등을 주장하는 시위성 항의를 하고 있다. 시위 참여 의사를 밝힌 경찰관들은 오는 20일에는 외근을 하지 말고 긴급상황에만 출동하며 나머지 업무는 중단하기로 했다.

공권력의 집행자인 경찰관들마저 ‘노란 조끼’에 이은 ‘푸른 경광등’ 시위를 조직화하면서 마크롱 대통령의 입지는 크게 좁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집회는 공무원 감축, 임금 동결, 사회보장세 인상 등 취임 이후 시행한 ‘공무원 옥죄기’에 대한 불만의 성격이 강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의 비대한 공무원 조직을 줄여 경쟁력을 높이고, 이로 절감한 예산을 경제에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공무원 사회에서는 ‘공무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PMC 소속 경찰관은 이날 LCI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찰은 더 많이 일하고 있는데 돌아오는 것은 없다”며 “피로가 쌓이고 환멸은 커져만 간다”고 토로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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