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식약처 ‘혁신신약 개발지원’ 박차
기존 약보다 효능 뛰어나면
의약품 개발 기간 단축위해
우선 심사 등 신속허가 적용
신약개발 과정별 수시심사
제약사들 R&D 동기부여도
보험약가 확정되기 전에도
환자에게 치료제 무상공급
신종 감염병 치료제는 신속히 개발하는 게 중요하지만, 현재의 전통적인 안전기준(허가기준)으로는 빠른 대응에 한계가 있다. 특정 환자의 유전체 분석 등을 통한 정밀의료 기반의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해서는 새로운 프레임의 안전기준 도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체 환자군 대상 임상시험에서 특정 유전체를 지닌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과는 극대화하는 방식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도입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BTD(Breakthrough Designation·혁신신약 지정제도), 일본의 사키가케(SAKIGAKE·개발 선구자 패키지 전략), 유럽연합의 PRIME(Priority Medicines·의약품 신속평가 제도) 등이다. 중대한 질병의 치료를 목적으로 초기 임상에서 기존 치료법과 대비해 우월한 임상 효과를 보인 의약품을 지정해 우선심사, 수시동반심사를 통한 개발 가속화 및 심사를 단축하는 시스템이다.
우리나라도 공중보건 위기 대응을 위해 이 같은 혁신신약 개발법을 추진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19일 “혁신신약 생태계가 조성되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제약산업 혁신성장도 함께 추구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 혁신신약 개발 생태계 추진 = 정부는 2016년 정부입법으로 미국의 BTD 제도와 동일한 ‘획기적 의약품 및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약품 개발촉진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법안은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약품’과 ‘획기적 의약품’을 지정해 개발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획기적 의약품은 기존 의약품과 비교해 안전성·유효성이 현저히 개선돼 ‘중대한 질병’ 치료 등에 쓰이는 의약품으로 정의하고 있다. 올해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기동민(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약품 및 혁신신약 개발지원법안’이 발의됐다. 기존 정부 제출 법안과 기본 이념은 같지만, 그 대상을 ‘혁신형 제약기업에서 개발하는 신약’으로 한정했다. 이러한 법안을 추진하는 이유는 생화학테러 등 공중보건 위기에 사용되는 의약품은 인체 대상 임상시험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비윤리적이어서 새로운 개념의 허가제도 도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중보건 위기는 대부분 생화학테러 또는 신종 감염병으로 전파력이 강해 적시에 대응하기 위해선 치료제의 신속한 공급이 필수인데 국내의 현 허가제도로는 허가·심사가 어렵다. 이로 인해 실제 국내의 한 제약사는 국내에선 불가능한 지카 바이러스 백신의 임상 시험을 위해 미국을 찾기도 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안은 생화학테러, 방사능 누출 등 공중보건 위기 대응 의약품을 지정하고 우선 심사 등을 지원한다. 치료 대안이 없는 중증질환자에 대한 치료기회 확대도 혁신신약 개발의 목표다. 아직 치료제도 없이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오랜 기간 소요되는 신약의 허가 기간을 기다릴 여유가 없는 탓이다. 중대한 질병 치료제가 신속히 허가되면 중증질환자에게는 희소식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환자치료지원사업을 통해 보험약가 적용 전에 환자에게 무상으로 의약품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추진된다.
◇신속 허가경로 적용해 개발 촉진 = 혁신신약 법안은 개발 초기 후보물질부터 공중보건 위기 대응 의약품으로 개발한다는 점이 입증되면 우선 심사 등의 신속허가 경로(Fast Track)를 적용한다. 위기대응 의약품 등으로 지정되면 다른 심사건에 비해 우선적으로 심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통해 개발기간 단축이란 실효적 혜택을 주게 된다. 또한 위기대응 의약품과 혁신 신약의 심사서류에 대해 한 번에 심사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각 자료가 부분적으로라도 완성되면 그때마다 심사를 수시로 해 허가소요기간도 단축한다.
공중보건 안보와 직결된 핵물질 또는 생화학무기 등에 의한 질병치료제는 미국에서 운영 중인 애니멀룰(Animal Rule)을 차용, 임상시험이 불가능한 의약품의 경우 동물실험만으로 허가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한다. 당장 신개발 치료제가 필요한 환자에게 신속하게 제공하는 시스템도 마련된다. 시판허가 후 보험약가가 확정되기 전이라도 인도적 차원에서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도 추진된다.
안전기준도 설정된다. 위기대응 의약품의 안전사용 조치 및 사용성적에 관해 조사, 보고하는 시스템이다.
◇신약개발 ‘선순환 구조’ 완성 = 혁신형 제약기업의 신약은 개발 과정별로 수시로 심사하고, 허가 신청 시 다른 의약품에 우선해 심사를 허가하는 등의 혜택을 통해 업계 자체가 발전할 수 있다.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약품 등을 개발하려는 기업에 대한 행정, 임상시험 및 국제협력 지원도 기업 생태계에 도움이 된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지원은 제약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동기 부여 효과를 부여한다. 다른 제약기업들도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받아, 신속심사 및 허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긍정적 동기를 줌으로써 제약산업 발전의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수 있다. 치료 효과가 검증된 혁신 신약 개발을 통해 혁신성장을 이뤄내면 전통적인 제약기업은 물론 스타트업, 벤처기업의 육성 기반이 조성될 수 있다. 즉 한국판 ‘캔서 문샷’(Cancer MOONSHOT·미국 암 정복 프로젝트)을 통한 신약개발 선순환 구조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용권 기자 freeuse@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