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식품부·aT ‘사이버 거래소’ 온라인 직거래 호평

중소상인 맞춤 ‘포스몰’통해
거봉 영농조합 수익 80% ↑
식품기업 전용 ‘B2B’도 구축

급식 전자조달·통합관리 나서
初中高에 ‘안심 먹거리’ 공급

외식산업지구·e쇼핑몰과 협업
판로 열어 농가소득 증대 기여
올 총 거래액 3조원 넘어설 듯


알 굵은 포도 거봉의 산지유통조직인 한국포도유통영농조합은 최근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포스몰’ 덕분에 ‘등외품(等外品)’ 판매로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 등외품은 산지유통조직의 출하 상품 중에서 특상품을 골라내는 1차 선과를 통과하지 못한 생산물을 일컫는다. 쉽게 말해 거봉의 경우 당도나 품질은 상품과 동일하지만 중량, 혹은 특상품 규격 미달로 제외된 것들이다. 대체로 이 같은 등외품은 도매시장 및 유통(가공, 음료) 특상품의 30~50% 미만의 가격 수준에서 거래된다. 포스몰에서는 이 등외품을 기획상품으로 재포장해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했다. 올해 등외품 거봉의 공급단가는 1㎏당 2500원(가공용)에 불과했지만 포스몰에 내놓은 거봉의 식자재 마트로의 공급단가는 1㎏당 4500원 이상이었다. 소비자 입장에선 특상품에 버금가는 거봉을 싼 가격으로 바로 구매할 수 있고, 농가 입장에선 헐값에 넘겨야 할 상품으로 80% 이상 수익을 더 올린 셈이다. 이처럼 aT의 중소상인 전용 맞춤형 직거래 시스템인 포스몰의 산지유통조직 직거래 기획상품은 소비자·생산자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농업인들이 어렵게 생산한 농산물이 가치를 인정받고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농가 소득을 올리는 데 한몫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직거래로 생산자 소비자 모두 만족 = 농림축산식품부와 aT는 ‘농산물 사이버 거래소’를 활용해 유통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농식품부는 기존 도매시장 위주의 유통구조를 신유통 시스템으로 탈바꿈시키는 등 유통 효율화를 위한 농산물유통구조개선 종합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온라인을 통한 직거래다. 농산물의 사이버 거래는 복잡한 유통 단계를 축소하고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 이에 농식품부와 aT도 사이버 거래소를 통한 생산자와 소비자(기업) 간 온라인 직거래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이버 거래소는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종합 e마켓플레이스’다. 안전하고 편리한 농축수산물 e마켓플레이스를 통해 농산물 직거래 확대, 지역농산물 이용 촉진, 안심 먹거리의 안전한 공급을 위해 탄생했다. 기업 간 전자상거래, 포스몰, 농가서비스 제공 등 ‘사업자 대 사업자(B2B)’ 역할과 함께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eaT), 학교급식지원센터 거래·운영 지원 등 학교급식 사업도 하고 있다.

사업들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eaT는 학교가 급식재료를 구매하기 위해 업체를 선정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급식 재료 전문 전자조달시스템이다. eaT는 급식 입찰 참여 전 단계부터 정산 후까지 거래의 모든 단계를 관리한다. 서류심사와 현장점검 단계를 거쳐 자격을 갖춘 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철저한 회원관리로 전국 초·중·고의 대부분이 eaT를 이용 중이다. 지역별, 학교별, 업체별 계약 실적 활용이 가능하도록 학교급식 계약 통계를 데이터베이스(DB)화했기에 업무 효율성도 매우 높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 지방자치단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 유관 기관과의 정보 연계 및 공급업체 상시 모니터링으로 사후관리가 철저하다. 아이들의 먹거리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사이버 거래소 시스템을 통해 학교급식도 함께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급식지원센터는 효율적인 물류 관리를 위해 재고·매입·납품관리 기능, 행정업무 간소화를 위한 계약문서 자동 생성 기능, 교육부 행·재정망과의 연계로 편리한 원스톱 이용 환경을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계약재배 현황, 생산자·공급업체 현황 등 다양한 통계 등을 제공해 지자체와 학교급식지원센터의 효과적인 우수 식재료 공급을 지원한다. 한편 사이버 거래소의 기업 간 거래는 우수한 품질의 우리 농산물이 식품기업에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데 주력한다.

앞서 소개한 포스몰은 인터넷 이용이 어려워 농산물 온라인 거래에 참여하지 못하는 중소상인을 위해 카드결제용 POS 단말기를 이용해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사이버 거래소는 온라인 거래의 신규진입과 판로확대를 희망하는 농가정보를 DB로 구축한 정보제공 플랫폼인 농가정보서비스를 운영하며 농축산물 온라인 거래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들로 사이버 거래소를 통한 농산물의 온라인 직거래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다. 2009년 거래를 시작한 후 2011년 1조 원 거래실적을 달성했고, 2014년 2조 원, 올해 연말 3조 원의 거래실적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양한 활동으로 농가소득 증대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 = 이병호 aT 사장은 취임 이후 농가 소득증대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사이버 거래소는 식품업체 등과도 다양한 사업을 펼쳐 농가소득 증대의 중요한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국산 밀가루 농가와 유명외식산업지구의 거래를 중계하기도 했다. 국산 밀가루 소비 촉진이 필요한 시점에서 생산 농가와 이를 필요로 하는 식당 밀집지역을 이어준 것이다. 안산 대부도 외식업무지구는 대표적인 칼국수 전문점 밀집지역으로, 칼국수 제조에 필요한 밀가루를 다량으로 소비하는 곳이다. 국산 밀가루는 수입 밀가루에 비해 3배 이상으로 가격이 비싸지만 식품 안전성이 높고 항산화 작용을 통한 노화방지 효과가 뛰어나다. 사이버 거래소의 중계를 통해 해당 식당들은 방아머리협동조합을 구성, 칼국수 제면용 밀가루를 공동으로 구매하고 있다. aT와 협동조합은 지속적으로 외국산 밀가루를 국산 밀가루로 대체하는 것을 장려해 이 지역을 ‘국산 및 칼국수 특화거리’로 만들 계획이다. 국산 농식품의 온라인 직거래 활성화가 농식품 유통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지역 식산업 브랜드를 새롭게 만드는 사례를 남긴 셈이다.

사이버 거래소의 중계로 국내산 참기름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동방제유는 경북 예천농협과 계약재배 방식의 원재료 장기공급체계 구축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동방제유는 원재료 확보를 위해 예천농협 소속 600여 생산농가와 계약재배를 체결하고, aT 사이버 거래소는 B2B 전자상거래시스템을 통해 직거래를 지원한다. 이들의 연계로 참깨 주산지로부터 생산, 유통, 가공 주체 간의 유기적인 공급과 관리체계가 구축돼 동방제유는 계약재배를 통한 원활한 원자재를 조달받을 수 있게 됐고, 예천 농가들은 안정적인 소득원이 마련됐다. 사이버 거래를 통한 생산지 직거래 활성화가 가공식품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기반 확대는 물론, 농가소득에도 기여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사이버 거래소는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담당한다. 앞서 설명한 거봉 등외품의 기획화뿐만 아니라 등외품 참외를 활용해 식품업체가 참외 우유를 개발할 수 있도록 중계한 사례도 있다. 등급이 떨어지는 참외가 식품업체의 손을 거치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과일 우유로 탈바꿈한 것이다. 사이버 거래소는 aT의 사업과 연계해 직거래를 활성화해 농가 소득 증대는 물론, 식품유통 산업 발달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 8월 aT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는 인터파크비즈마켓과 ‘우수 농수산식품의 판로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업무협약은 우수 농수산식품 판로 확대를 통한 농가 소득증진,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통한 산지 경쟁력 강화 등을 목적으로 이뤄진 협업이다. aT가 우수한 품질의 상품 발굴과 판매촉진을 위한 프로모션을 개발하고, 인터파크비즈마켓은 판로확대를 위한 유통채널 확보와 상생협력을 위한 수수료 인하, 대금지급 기한 우대 등 농가 소득증대와 산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게 이 업무협약의 핵심이다. 또 aT는 사이버 거래소에 입점돼 있는 1500여 개 업체의 상품 중 우수한 농수산식품을 인터파크비즈마켓에서 판매하는 등 구체적인 협업을 지속적으로 이행한다. aT 측은 B2B, 사업자 대 소비자(B2C) 등 다양한 형태의 커머스 사업을 보유한 전문 온라인 유통사인 인터파크비즈마켓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기업전용 복지몰 시장 진입으로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농가에 새로운 유통 및 홍보채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을 했다.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에 소비지 유통조직과 산지조직의 상생협력 및 동반성장의 좋은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도 사이버 거래소의 협업은 식품명인 상품의 기업 마켓 진출을 돕는 것을 포함해 공동구매사업 및 바이어 산지 알선 지원, 대기업과 연계한 도농 상생지원(LG U+와 안성로컬푸드 교류 협력) 등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aT 사이버 거래소 관계자는 “기존 도매시장 위주의 유통 구조를 온라인 공간을 활용한 사이버 거래소 등의 새로운 유통 플랫폼으로 전환, 농가와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결국 이 같은 유통구조의 혁신 목적은 농가 소득증대에 있으며 aT는 이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천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문화일보 공동기획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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