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서울 캠퍼스에 지난 10일 입학한 교육생들이 수업 중 자유롭게 토론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서울 캠퍼스에 지난 10일 입학한 교육생들이 수업 중 자유롭게 토론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④ 삼성전자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서울·대전·광주·구미서 오픈
전공자·비전공자 골고루 선발
年 2회 500명씩 1년간 교육

1학기에는 몰입형 코딩 교육
2학기땐 프로젝트 실전 학습
‘잡페어’통해 채용 기회 제공

학생에게 月 100만원씩 지원
성적우수자엔 해외연구소 실습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김택환(24) 씨는 창업에 뜻을 두고 뒤늦게 컴퓨터 공학을 복수전공했다. 늦게 시작하다 보니 취직하기 힘들었고, 학업을 병행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김 씨는 “지난 10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가 교육과 취업 지원을 동시에 충족시켜준다는 것을 알게 돼 지원했다”며 “소프트웨어 현업에서 쓰이는 지식을 배워 데이터 분석가로 거듭나기 위해 1년 동안 누구보다 몰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멀티캠퍼스 교육센터 18층 대강당.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의 서울 지역 교육 장소인 이곳에서는 1기 교육생 250명의 입학식이 열렸다.

삼성전자는 이날 서울을 비롯해 대전·광주·구미 등 전국 4곳에서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개소했다. 고용노동부가 후원하는 이번 아카데미는 삼성전자가 지난 8월 발표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 중 하나다. 이는 단순히 직접 고용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청년들의 취업 능력을 기르기 위한 취지로 이뤄진 사회공헌 활동이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서울 캠퍼스에서 열린 1기 입학식에서 교육생들이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서울 캠퍼스에서 열린 1기 입학식에서 교육생들이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번에 선발된 1기 교육생은 모두 500명이다. 삼성전자는 매년 두 차례 신입생을 뽑는다. 앞으로 5년 동안 이곳에서는 소프트웨어 인재 1만 명이 양성된다.

이날 자문 교수인 이상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축사에서 “1년간 유학 온 셈 치고 공부에 매달린다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편해질 것”이라며 “수료식 땐 모두가 소프트웨어 전문가라는 자신감으로 충만해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카데미의 목표는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기르는 것이다. 학생들은 1년간 주 5일 8시간씩 소프트웨어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는다. 교육은 3단계로 나뉜다. 1학기는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언어 등 기초를 쌓기 위한 ‘몰입형 코딩 교육’으로 구성됐다. 2학기에는 이론 강의 없이 100% 프로젝트 기반의 ‘자기 주도형 실전 학습’을 진행한다. 학기가 끝난 후 한 달간 취업 특강 등 ‘잡 페어’가 진행된다. 이는 개인별 수준과 적성에 맞는 진로 상담, 취업 특강, 채용 정보 제공 등으로 꾸려진다.

일주일 동안 강의를 들어본 김 씨는 “강사가 ‘눈사람을 만들 때 중심을 튼튼하게 만들어야 몸집을 불리더라도 깨지지 않는다’라고 했는데, 1년간 현장형 지식을 불릴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본다”며 “아이디어 기획, 회의를 하고 발표를 하는 과정들이 있었는데 이는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어느 현장에서든 꼭 필요한 과정이라 미리 경험해볼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들에게 최고의 교육 환경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월 100만 원의 교육 지원비를 준다. 성적 우수자에게는 삼성전자 해외 연구소 실습 기회도 준다. 비전공자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소프트웨어 인재로 활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가 책정한 비용만 4996억 원이다.

광주 캠퍼스에 입학한 이지선(24) 씨는 “비전공자지만 프로그래밍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며 “평소 생각지 못한 창의력과 넓은 시야를 얻을 수 있어서 이번 교육을 마치면 사회에서 문제해결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고 말했다.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는 지난 10월 안내 공고가 났을 때부터 화제였다. 1년간 강도 높은 소프트웨어 교육과 1인당 1200만 원(월 100만 원)에 달하는 교육비 지원 혜택이 있어서다. 전국 각 대학에서는 대기업 입사시험을 준비하듯 아카데미 면접 준비를 따로 하는 스터디 그룹도 만들어졌다. 높은 인기만큼 선발 과정은 엄격했다. 삼성전자는 서류전형, 사고력·추론 능력 시험인 소프트웨어 적성 진단, 인터뷰를 실시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입학자의 평균 나이는 만 26세로, 남녀 비율은 7대3이다. 소프트웨어 전공자와 비(非)전공자도 50대50으로 골고루 뽑았다. 교육장 거리를 고려해 서울에서 250명, 대전 100명, 광주·구미에서 각각 75명을 선발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교육과정을 설계하면서 프랑스의 에콜42, 미국의 피테크(P-TECH) 등 전 세계 소프트웨어 교육 1위 기관들을 직접 방문해 강점을 분석했고, 글로벌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을 연구해 반영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교육을 담당할 유연호 멀티캠퍼스 대표는 “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될 수 있도록 최고의 프로그램, 환경, 교수진으로 구성했다”며 “몰입형 코딩 교육과 자기 주도적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어디에서도 취업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내년 5월에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2기 입학생 500명을 추가로 뽑을 계획이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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