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6개월 특별단속
총책·관리책·인출책 등에
범죄단체조직죄 적용 검토
사이트운영자도 공범 처리


경찰이 사이버도박과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경찰은 도박사이트 운영조직을 ‘조폭’ 수준으로 간주,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불법 온라인도박을 뿌리 뽑겠다는 방침이다. 특별단속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관계 기관도 총동원된다.

경찰청은 내년 1월 2일부터 6월 30일까지 6개월간 사이버수사관 전원을 투입해 불법 사이버도박 특별단속을 벌인다고 24일 밝혔다. 우선 경찰은 조직적으로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총책, 관리책, 통장모집책, 인출책 등에 대해서 수사착수 단계부터 형법상 범죄단체조직죄 적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범죄단체조직죄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 또는 집단을 조직하거나 구성원으로 활동할 때 성립하는 혐의로, 주로 폭력조직에 적용된다.

경찰은 또 도박 프로그램 개발·유지·보수에 가담한 프로그래머와 스포츠도박 중계사이트 운영자 등은 공범으로, 도박 프로그램을 유통하거나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임을 알면서도 서버의 보관과 임대 등의 호스팅(hosting) 서비스를 제공한 사람에 대해선 가담 정도에 따라 공범 또는 방조범으로 입건하기로 했다.

피의자의 재산 몰수도 강화된다. 경찰은 관련 범죄로 얻은 재산에 대해서 ‘기소 전 몰수 보전’을 신청해 자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다. 사이트 운영자와의 거래 사실이 확인되면 국세청에 즉시 통보해 탈루 소득에 대한 세금 징수를 지원한다. 도박사이트 이용자에 대해서도 금액과 상관없이 형사입건하기로 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다만 초범이나 청소년에 대해선 즉결심판을 청구해 무분별한 전과자 양산을 방지한다.

관련기관과의 유기적 협업도 달라진 경찰의 전략이다. 경찰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국민체육진흥공단, 마사회 등과의 교류를 강화해 정보수집 단계에서부터 총력전을 펼친다. 해외에 서버와 사무실을 두고 운영하는 도박사이트 운영자 검거를 위해선 경찰주재관을 활용하는 등 국제공조도 강화한다.

이렇게 경찰이 모든 자원을 쏟아부어 사이버도박 근절에 나선 배경엔 불법 온라인도박으로 인한 폐해가 그만큼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버도박이 2차 범죄를 일으키고 웹툰과 음란물 등의 불법 콘텐츠를 유통하는 사이트의 수입원이 되고 있다”며 특별단속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5월 웹툰 9만여 편을 불법 게재한 뒤 도박사이트 배너광고를 다는 방식으로 9억5000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9월엔 2100억 원 규모의 불법 경마사이트를 운영한 업자 등 126명이 검거됐으며 이 중 66명은 전국 관리대상 35개 파 소속의 조폭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사이버도박의 폐해를 막기 위한 특별단속”이라며 “각 지방청 사이버수사대 내에 전담수사팀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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