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수, 2년째 교수보다 적어
“60년 기술 경쟁력 위기” 우려
정부의 탈원전 드라이브가 계속되는 가운데 오는 27일 ‘원자력 안전 및 진흥의 날’을 맞이하는 원자력계는 우울하기만 하다. 신규 원전이 모조리 백지화되고 각종 기술 연구가 끊기는 상황에서 원자력공학을 공부하겠다는 학생들마저 크게 줄어들자 “60년간 쌓아왔던 세계적인 원전 경쟁력이 무너지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 안전 및 진흥의 날은 국내 원자력 분야 종사자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로 2009년 12월 27일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유공자 포상이 대통령 표창에서 장관 표창으로 격이 낮아지는 등 규모가 축소됐다.
앞서 상반기 1학년 학부생 중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전공 진입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아 충격을 줬던 카이스트(문화일보 6월 27일 자 1면 참조)는 하반기에도 단 4명이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를 선택해 문을 닫을 위기에 몰렸다. 카이스트에선 지난해 하반기 1학년 725명 중 5명이 원자력 전공을 선택했으며, 올해 같은 기간에도 740명 중 4명만이 지원했다. 2010∼2016년까지 매년 평균 20명의 학생이 지원했던 것과 비교된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24일 “2년 연속 교수보다도 적은 학생이 온 것”이라며 “이런 추세라면 몇 년 안에 학과 폐지를 고민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카이스트는 매년 신입생 전원을 학과 구분 없이 단일 학부로 뽑은 뒤 1년에 두 차례 원하는 학과를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한다. 학과별 모집으로 최소한의 학과 인원을 확보할 수 있는 서울대 등 종합대와 비교해 이공계 학생들의 선호 학과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구조다. 공학도들이 원자력 연구를 외면하게 된 배경에는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연구 환경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로 인해 20년 동안 6800억 원을 들여 개발해온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기술마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파이로프로세싱은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까지만 지속하되 실증로(상업용 원자로 제작의 바로 직전 단계로, 개발 가능성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제작하는 원자로)는 건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원전에서 나오는 고준위 방사성 핵폐기물의 부피와 방사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지만, 시민단체는 원전 운영을 전제로 하는 기술이라는 이유로 사업 중단을 요구해 왔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원전의 안전성을 크게 높이는 기술을 연구하겠다는데 이마저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60년 기술 경쟁력 위기” 우려
정부의 탈원전 드라이브가 계속되는 가운데 오는 27일 ‘원자력 안전 및 진흥의 날’을 맞이하는 원자력계는 우울하기만 하다. 신규 원전이 모조리 백지화되고 각종 기술 연구가 끊기는 상황에서 원자력공학을 공부하겠다는 학생들마저 크게 줄어들자 “60년간 쌓아왔던 세계적인 원전 경쟁력이 무너지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 안전 및 진흥의 날은 국내 원자력 분야 종사자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로 2009년 12월 27일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유공자 포상이 대통령 표창에서 장관 표창으로 격이 낮아지는 등 규모가 축소됐다.
앞서 상반기 1학년 학부생 중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전공 진입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아 충격을 줬던 카이스트(문화일보 6월 27일 자 1면 참조)는 하반기에도 단 4명이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를 선택해 문을 닫을 위기에 몰렸다. 카이스트에선 지난해 하반기 1학년 725명 중 5명이 원자력 전공을 선택했으며, 올해 같은 기간에도 740명 중 4명만이 지원했다. 2010∼2016년까지 매년 평균 20명의 학생이 지원했던 것과 비교된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24일 “2년 연속 교수보다도 적은 학생이 온 것”이라며 “이런 추세라면 몇 년 안에 학과 폐지를 고민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카이스트는 매년 신입생 전원을 학과 구분 없이 단일 학부로 뽑은 뒤 1년에 두 차례 원하는 학과를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한다. 학과별 모집으로 최소한의 학과 인원을 확보할 수 있는 서울대 등 종합대와 비교해 이공계 학생들의 선호 학과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구조다. 공학도들이 원자력 연구를 외면하게 된 배경에는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연구 환경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로 인해 20년 동안 6800억 원을 들여 개발해온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기술마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파이로프로세싱은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까지만 지속하되 실증로(상업용 원자로 제작의 바로 직전 단계로, 개발 가능성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제작하는 원자로)는 건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원전에서 나오는 고준위 방사성 핵폐기물의 부피와 방사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지만, 시민단체는 원전 운영을 전제로 하는 기술이라는 이유로 사업 중단을 요구해 왔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원전의 안전성을 크게 높이는 기술을 연구하겠다는데 이마저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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