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도기간 종료 직전 연기
‘무더기 범법자 양산’ 유예


24일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입법 전까지로 연장된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계도기간은 경영계가 요구해온 절박한 현안 중 하나였다. 근로시간 단축 위반 계도기간 종료시한이 불과 1주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논의 자체가 지지부진하자 ‘무더기 범법자 양산’ 우려가 제기됐었다.

문재인 정부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논의를 사회적 대화 테이블에 올렸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내년 1월까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논의를 마무리하겠고 선언하며 지난 20일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를 발족했다. 정부와 국회는 위원회에서 이뤄진 논의를 반영해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근로기준법을 개정하겠다는 구상이다. 노동계가 우려하는 노동자 건강권 훼손과 임금 감소 관련 보완조치가 마련되면 현행 2주·3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이 6개월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현장에선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뿐만 아니라 까다로운 제도 도입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탄력근로제의 단위 기간이 2주를 넘기면, 도입 시 근로자 대표(노조 위원장)와 서면으로 합의해야 한다. 예컨대 연구직·생산직·행정직이 있는 제조업체에서 연구직에만 탄력근로제를 도입하려 해도 전체 노조 동의를 받아야 한다. 단위 기간 내에 개별 근로자가 근무할 날과 근로시간을 모두 미리 정해야 하는 근로시간 사전 특정도 부담이다. 문제는 단위 기간이 확대되면 미리 근로시간을 사전 특정하는 게 더욱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10∼11월에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 2436곳을 대상으로 탄력근로제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을 물은 결과, ‘근로시간 사전 특정 요건 완화’라는 답이 24.6%(1순위와 2순위 응답의 합산)로 가장 많았다. 이 때문에 탄력근로제가 전혀 탄력적이지 않다는 역설적인 반응이 나왔다.

정부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를 추진한다는 입장만 밝혔을 뿐, 도입 요건 완화에 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도입 요건 완화는 경사노위에서 논의될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