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재(오른쪽 두 번째)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 당·정·업계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사약정 주휴’ 제외 가닥
대법 판례 - 고용부 해석 사이 시간당 임금 7000원대 될듯
국내 中企 비율 99% 달해 주휴수당 부담가중 안 변해
고임금 최저임금 미달 역설도 일부 대기업선 해결 미지수
노동계는 “꼼수 조치” 반발
24일 노사약정 유급휴일을 최저임금 시급 산정 방식에서 모두 제외하기로 한 정부의 결정에 따라 일부 대기업 고임금 근로자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역설적인 사태를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사약정 유급휴일을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가리는 기준에서 제외한 개정 최저임금법 시행령은 실근로시간만 소정근로시간으로 보는 대법원 판례와 실근로시간에 주휴시간을 합산한 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보는 행정해석의 절충안에 가깝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약정휴일수당과 시간을 소정근로의 대가와 시간으로 인정하지 않은 지난 10월 판시된 대법원 판례를 추가 반영했다”고 밝혔다.
현행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따질 때 임금에 소정근로시간을 나눈 금액으로 판단한다. 근로자가 실제 일하는 시간은 월 단위로 산정하면 174시간(1일 8시간 근무 시)이다. 고용부의 행정해석에 따르면 토·일요일 유급휴무 여부에 따라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월 단위 소정근로시간은 209시간 또는 243시간으로 널뛰기를 한다. 법정 주휴일 외에 일부 사업장에선 노사 약정에 따라 부여되는 약정휴일(예: 토요일 4시간 또는 8시간)이 최저임금 시급 산정 시에는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노사 합의로 주휴시간을 늘린 기업은 분모(소정근로시간)가 급격히 커지게 돼 최저임금에 미달할 가능성이 생긴다.
반면, 대법원 판례는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소정근로시간을 실근로시간인 174시간으로 본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기본급이 200만 원일 경우 근로시간 174시간으로 나누면 시급은 1만1494원으로 내년도 최저임금(8350원)보다 3144원 많다.
행정해석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처럼 법정 주휴일인 일요일뿐만 아니라 노사 약정으로 토요일도 유급휴일로 정한 회사는 월 소정근로시간이 243시간이다. 기본급이 200만 원일 경우 시급은 8230원으로 내년도 최저임금(8350원)을 위반하게 된다.
시행령에 따르면 일요일에 해당하는 주휴시간만 포함해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판단하므로 소정근로시간은 209시간이 된다. 이때 최저임금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기본급에서도 약정휴일에 해당하는 부분은 빠져 기업의 부담이 줄어든다.
경영계는 크게 실망하는 분위기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산업계 애로를 경청하고 속도 조절을 언급했지만 이것이 허언(虛言)임이 드러난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대표적인 고임금 사업장이 최저임금 위반이 되는 기형적 임금체계를 고수할뿐더러 6개월의 유예기간을 준다고 해도 현재 노사관계 현실을 보면 쉽지 않은 일”이라고 꼬집었다. 재계의 한 노무 담당 임원은 “토요일 약정 휴일시간(분모)과 그에 해당하는 수당(분자)을 모두 뺐다고 해도 이는 결국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원안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 꼼수에 불과하다”면서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는 경영계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마이 웨이’를 고집한 불통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노동계는 경영계의 주휴수당 제외 주장은 시간당 임금을 올려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해가기 위한 꼼수라며 맞서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