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성 한미안보연구회 이사

언론에 보도된 ‘2019년도 국방부 업무보고’의 핵심 내용은 △전 방위 안보 위협에 대한 튼튼한 국방 태세 확립 △남북 군사적 긴장 완화 가속화 △국방개혁의 본격 추진 △조속한 전시 작전권 전환 준비 등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언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흉기 든 강도에게 흉기 제거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 못 하면서 강도의 요구대로 집 담장과 대문을 다 헐면서 전 방위를 잘 지키겠다’는 희한한 내용을 담은 업무보고였다는 느낌이다.

첫째, 현 정부는 한반도 안보 위협 혹은 한반도 긴장 상태를 야기하는 요소 인식에 있어 근본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 한반도의 안보 위기는 비무장지대의 무장화,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잘못된 설정, 또는 서해상 평화지대 미설정 등이 그 핵심 원천이 아니다. 북한의 부단한 무력도발과 사생 결단 핵을 보유하려는 비평화적인 신념과 도발 행태들이 한반도 안보 위기의 본원(本源)이다. 이에 대한 핵심 조치는 없고 우리의 안보 장치들을 허무는 계획만 가득 담고 있는 국방부 업무보고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국회 동의 없이 비준·실행되고 있는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에 대해 ‘이적성 합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합의서 제1조 1, 2항에 담긴 것은, 전쟁 한 번 하지 않고 한국의 안보 역량을 일방적으로 무력화·불능화시키는 독소적인 내용이라는 비판들이 쏟아지고 있다. 합의서 제1조 1, 2항의 ‘①상대방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 중지 ②무력 증강 금지 ③다양한 형태의 봉쇄 차단 ④상대방 정찰행위 중지’ 등은 사실상 북한을 적(敵)으로 취급하는 대규모 한·미 연합군사훈련 및 한국 자체 군사훈련 금지와 한국군 전력 증강 금지를 목표로 삼고 있다. 국민은 이런 독소 조항들의 수정 또는 폐기를 갈망하는데, 국방부는 이 합의서를 ‘더욱 가속화해 실행하겠다’니 좌절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셋째, 국방개혁 2.0은 많은 전문가와 국민에 의해 “부적절한 시기에 부적절한 방법으로 우리의 국방 역량을 축소하는 ‘약소 지향적인 개혁 방안’”이라고 평가받는다. 크게 비판받는 대목은 ‘부대와 병력의 감축을 첨단 전력 보강, 전문 하사관 증원, 민간 인력 활용 등으로 보완한다’는 내용으로, ‘예산의 현실성을 결여한 공허한 주장’이라고 지적받는다. 그리고 군사력 증강을 가속화하는 북한·중국이나 일본의 군사력 증강 상황을 고려치 않은 ‘외로운 고도에서 홀로 군사력 감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처럼 미흡한 국방개혁에 대한 수정·보완은 없이 ‘본격 추진하겠다’는 보고는 오기처럼 보인다.

넷째, 조속한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준비에 박차를 가해 오는 2022년까지 실제로 전환을 하겠다는 보고는 국가 안보가 정치화된 극단의 예처럼 보인다. 전작권 전환 문제는 북한의 숙원이며, 주한미군 철수, 한·미 동맹 파괴 등을 불러올 수 있는, 대한민국 안보 역량에 절대적인 위해(危害) 가능성이 큰 조치다. 그래서 1000여만 명이 전작권 조기 전환 반대에 서명했고, 이는 미국에 전해졌으며, 미국도 동감을 표시했다. 그런데도 기어코 속전속결로 전작권을 전환하려는 현 정부의 안보정책은 이해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이번 국방부 업무보고는 진정으로 대한민국 안보를 걱정하는 안보 전문가들과 국민의 바람을 외면한 것이다. 국민의 소원을 고려했다기보다 오직 9·19 남북 군사합의서 실천에 몰입한 내용이다. 대한민국 국가 안보가 극도로 정치화한 현실을 보면서 참으로 걱정된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