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어제 뭐 했어…이용원에서 사람 죽였지?”
갑자기 집으로 들이닥친 형사의 한마디에 20대 범인은 부인할 생각도 못 하고 “네 제가 그랬습니다”고 자백했다.
지난 23일 0시 57분께 광주 북구의 한 건물 지하 이용원에서 불이 났다.
10분여 만에 불이 꺼진 이용원 안에서는 60대 여성 업주가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 입속에는 카드전표 2매와 소형 제습제(실리카젤)가 들어있었다.
시신에는 목을 졸린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있었고, 입안에는 연기를 흡입한 흔적이 없어 타살이 분명해 보였다.
경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불이 날 당시 함께 있던 종업원이 가게에서 연기가 치솟는 직후 불상의 한 남성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용원 후문을 빠져나온 CCTV 장면을 확인한 경찰은 즉각 종업원부터 찾아 나섰다.
이 종업원은 범인에게 협박당하는 과정에서 팔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종업원은 횡설수설했다.
강도가 들었다느니, 20대로 보였다고 했다가, 40대 남성이라고 하는 등 진술이 오락가락했다.
경찰은 불안해하는 종업원을 차분히 설득하며 사건 내용을 하나씩 복기했다.
퇴폐 영업을 하는 이용원에 한 남성이 들어온 것은 지난 22일 오후 9시께였다.
동짓날을 맞아 동지 죽으로 저녁을 때우고 즐겨보던 드라마가 때마침 하던 때라 종업원은 기억을 더듬어 시간을 기억해 냈다.
술에 취해 들어온 이 남성은 다음날 0시께까지 이용원 내부에 머물다 업주와 싸움을 벌였다.
서비스가 맘에 들지 않는다며 환불을 요구했으나, 업주가 거절하자 업주의 목을 졸랐다.
그리고는 침대 밑에 쓰러진 업주 몸 위로 이불과 옷가지를 덮고 휴대용 라이터로 불을 질렀다.
연기가 치솟는 이용원에서 CCTV 본체까지 뜯어 나온 이 남성은 종업원을 위협하며 밖으로 끌고 나와 종업원의 신분증을 빼앗았다.
“신고하면 찾아가서 죽이겠다.”
범인은 이 말을 남기고 유유히 사라졌다.
용의자의 신원조차 모르는 경찰은 즉각 도주로를 역추적했다.
꼬박 하루 동안 도주로를 뒤쫓아 갔지만, 이 남성의 행방은 광주 북구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범인은 이 골목 안에 있다”는 확신이 들었지만, 수십여채의 주택을 모두 뒤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새벽이 밝을 때까지 계속되는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용의자의 인상착의가 찍힌 비교적 선명한 CCTV 화면이 확보됐다.
그때 한 경찰관이 이 용의자를 기억해 냈다.
범인은 서모(28)씨로 한 달여 전 만취해 문이 잠기지 않은 채 주차된 차량을 제멋대로 몰다 5m도 못가 사고를 내고 조사를 받았던 인물이었다.
당시 사건 조사를 받으며 입었던 옷차림과 똑같은 행색으로 이번 범행을 저질렀던 것을 사건 담당 형사가 알아본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용원 업주 살인 사건 용의자가 사라진 골목길이 서씨가 살던 곳이었다.
날이 밝길 기다린 경찰은 서씨의 집으로 찾아가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는 눈을 비비고 나오는 서씨를 상대로 곧바로 범행 여부를 추궁해 자백을 받아냈다.
조사결과 서씨는 이용원 업주가 환불 요구에 응해 주지 않자 화가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서씨는 성폭행, 강도 등 수건의 전과가 있었다.
경찰은 “형사들이 발품을 팔아 범인의 신원이 정확히 특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교적 빨리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주요뉴스
이슈NOW
-
# 이재명 정부관련기사
177
이 대통령-멜로니 총리 ‘반도체·항공·AI’ 첨단산업 MOU
李대통령이 콕 집어 칭찬한 경찰, 특별 포상 받았다
-
# 관세 전쟁관련기사
75
트럼프 관세위협에 EU도 “보복”… 대서양 동맹 80년만 최대 위기 [트럼프 재집권 1년 美 어디로 가나]
[속보]“보복 관세 10%” 트럼프, 그린란드 병합 반대하는 유럽 국가에 엄포
-
# 3대 특검관련기사
117
추미애 “尹, 초범 이유로 깃털같은 형량…정의 균형추 기울어”
‘세 번째 굴욕’ 생중계된 尹 재판…朴·李 이후 또 법정 선 전 대통령 “알 권리” vs “쇼 변질”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