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전술 구상·훈련 총괄
코스타 ‘공격’ 쿠엘료 ‘수비’
페레이라 코치 ‘체력’ 담당
UEFA 코칭 라이선스 보유
전문분야 역할 분담 큰 효과
오랜 시간 호흡 ‘최대 강점’
새 코치진 6경기 무패 보좌
아시안컵 대비 ‘완벽 리허설’
축구대표팀은 지난 23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도착, 현지 적응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팀은 내년 1월 6일 개막되는 아시안컵에서 59년 만의 우승을 노린다. 파울루 벤투(49) 감독이 지난 8월 부임한 뒤 대표팀은 6경기 무패(3승 3무)를 달리고 있다. 어느 때보다 사기가 높고, 훈련을 차질없이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분업화’가 눈에 띈다.
대표팀 총책임자는 물론 벤투 감독이다. 벤투 감독은 전술 구상 및 훈련을 총괄한다. 그리고 세르지우 코스타(45) 수석코치가 공격, 필리페 쿠엘료(38) 코치가 수비, 비토르 실베스트레(35) 코치가 골키퍼, 페드로 페레이라(38) 코치가 체력을 담당하고 있다. 코스타 수석코치는 전력분석관을 겸하며, 경기 분석 프로그램인 스포츠코드와 피에로를 활용해 대표팀과 상대의 장단점을 파악한다. 페레이라 코치는 선수들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점검하고 진단한 뒤 실내와 실외 훈련 그룹으로 분류하고 맞춤형 체력훈련을 유도한다. 전술 훈련에선 코스타 수석코치와 쿠엘료 코치가 선수들에게 개별적인 요구사항을 전달한다.
벤투 감독은 전술 훈련 개입을 자제한다. 체력과 공격, 수비 훈련을 지켜본 뒤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보완을 위한 지시 사항을 코치들에게 전달한다. 벤투 감독은 밑그림을 마련하고, 화폭에 색을 입히는 건 코치들의 몫인 셈.
분업화가 자리 잡았기에 벤투 감독이 없어도 훈련은 차질없이 진행된다. 대표팀은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울산에서 국내 전지훈련을 실시했고, 벤투 감독은 13일 대한축구협회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잠시 울산을 떠났지만 대표팀은 평소처럼 훈련에 몰두했다.
분업화는 벤투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에겐 익숙한 시스템.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이른바 ‘벤투 사단’으로 불리기 때문이다. 코치들은 벤투 감독과 짧게는 3년, 길게는 12년 동안 호흡을 맞춰왔기에 알아서 자신의 업무를 수행한다. 대표팀 훈련이 일사불란하게 운영되는 이유. 코치들은 대부분 대학에서 체육 관련 학위를 받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코칭 라이선스 상위 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이후 신임 사령탑을 물색하던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벤투 사단의 전문성과 역할 분담, 즉 분업화에 후한 점수를 주고 벤투 감독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투자가 뒤따른다. 벤투 감독의 연봉은 200만 유로(약 26억 원)인 것으로 전해진다.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론 역대 최고액. 종전 최고 연봉자였던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은 15억 원이었다. 축구협회는 벤투 감독 외에 벤투 사단인 4명의 코치까지 고용했고 벤투 감독을 포함한 전체 코칭스태프의 인건비와 체재비 등을 모두 합해 연간 40억 원 정도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벤투 감독 선임에 앞서 지난 7월 외국인 사령탑을 영입하기 위해 사재 40억 원을 내놓았다.
축구협회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코칭스태프를 늘렸다. 체력 담당인 페레이라 코치를 보좌하기 위해 조제 에르쿨라누(41) 스포츠 사이언티스트를 지난 23일 합류시켰다. 스포츠 사이언티스트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영역이다.
2002 한·일월드컵을 연상케 한다.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은 핌 베어벡 수석코치(훈련), 레이몬드 베르하이엔 코치(체력), 압신 고트비 전력분석관과 함께 일했다.
신태용 전 감독 시절에도 토니 그란데, 하비에르 미냐노, 가르시아 에르난데스 등 스페인 출신 코치들을 영입했다. 하지만 러시아월드컵 개막을 7개월 앞두고 외국인 전문 코치를 데려왔기에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은 카를로스 아르무아를 수석코치로 고용했지만, 전문성을 의심받았고 외국인 코치는 1명뿐이었다.
조준헌 축구협회 홍보팀장은 “현재 대표팀의 코칭스태프 시스템은 가장 체계적”이라며 “대표팀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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