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CA 시행에 국내자산 통보
유산 미신고 탓 징역 5년 받기도
지난 11월 미국 영주권자인 남 모 씨는 미 검찰로부터 역외탈세자로 몰려 형사 기소됐다. 미 연방 법무부가 한국 국세청으로부터 넘겨받은 신한은행과 삼성증권의 금융정보를 토대로 남 씨가 미신고한 금융자산을 찾아내 3만 달러가량의 벌금과 함께 미 연방법원 뉴욕 동부지부에 형사 기소한 것이다.
한국 내 금융자산을 신고하지 않아 ‘해외금융계좌신고제도’(FBAR)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FBAR은 해외 금융자산이 단 하루라도 1만 달러가 넘으면 해당 계좌 정보를 그다음 해 6월 30일까지 연방 재무부에 보고토록 한 제도다. 남 씨의 한국 내 금융자산 정보는 2016년 한·미 간 체결된 ‘금융정보 자동교환협정’(FATCA)에 따라 미국 당국에 통보된 것으로 첫 적용 사례다.
26일 세무·회계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세청의 역외탈세 조사 강화와 FATCA 시행으로 이민자와 해외 취업자, 유학생 등이 의도치 않게 역외탈세자로 몰릴 수 있어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FATCA는 FBAR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자 숨은 역외탈세자를 찾아내기 위해 체결하는 국가 간 정보교환협정이다. 개인법인 주식을 포함한 해외금융자산이 연말 기준 5만 달러를 넘으면 다음 해 4월 15일까지 미 국세청에 이를 보고해야 한다. 실제, 지난 1월 미국 영주권자인 김 모 씨는 한국에 있는 부모님으로부터 거액의 유산을 받았다가 이를 미 당국에 신고하지 않아 FBAR 위반으로 140억 원 벌금과 징역 5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한·미 양국에서 세무법인을 운영하는 앤드류 박 회계사는 “김 씨처럼 상속받은 수증자의 경우 미국에서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신고만 했어도 형사 처벌을 면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미신고된 금융자산을 보유한 납세자들은 지금이라도 한·미 양국에서 운영하는 자진신고 프로그램을 활용해 더 큰 피해를 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회계사는 “지난해부터 한·미 양국이 금융자산 관련 자료를 교환하고 있어 앞으로 해외 자산을 미신고한 납세자들이 처벌받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까지는 한국 국세청에 적발되는 한국 국적 해외거주 역외탈세자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미 당국에 의해 적발되는 미국 거주 한국인들도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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