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장관賞 박경하

선생님, 안녕하세요. 작년에 선생님의 제자였던 경하예요. 5학년이 시작되었을 때 저는 그다지 걱정이 없었고, 항상 자신만만했었어요. 하지만 얼마 뒤, 그건 너무나 큰 오산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죠. 저에게 갑자기 찾아온 ‘뇌전증’이라는 병 때문이죠. 그날 저는 학교에서 뇌전증으로 인해 여러 번 경련했고, 난생처음 대발작이라는 것도 경험했어요. 선생님께서는 제 의식이 돌아오자 엄마와 통화를 할 수 있게 엄마께 전화를 걸어주셨어요. 엄마의 목소리를 듣는데, 갑자기 안심되기도 하지만, 기억이 한꺼번에 떠오르면서 두려운 마음도 있고…. 여러 가지 감정이 북받쳐서 울었던 것 같아요. 무서웠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요.

원래부터 부부 싸움이 잦으셨던 저의 부모님은 저에게 이런 일이 있고 난 후부터 더 자주 싸우셨고, 가족들은 저를 ‘문제아, 짐’으로만 보는 듯했거든요. 그 시절의 제가 견디기에는 너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때 제게 유일하게 버팀목이 되어준 사람이 바로 선생님이었어요. 진심으로 저를 걱정해 주신다고 느꼈고, 제가 잘못한 거라고 얘기하지 않으셨으니까요. 하지만 슬프게도 선생님은 2학기에 거제도로 이사를 하셔야 했고, 다시는 제 담임선생님이 아니셨어요. 솔직히 조금 겁났어요. 다른 선생님께 또 적응할 수 있을지도, 그 선생님이 절 이해해 주실지도 확실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선물해 주고 가신 책 한 권이 제게 엄청난 용기를 심어 주었어요. 만화로 되어 있는 책이고, 딱히 제 병과 관련 있는 책도 아니었지만 적어도 제가 힘들 때 그 책을 보며 선생님을 떠올리고 다시 힘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거든요. 그 덕에 6학년 생활도 잘하고 있어요. 6학년이 된 지금, 전 반에서 부반장도 되었고, 여러 상도 많이 타면서 아주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어요. 오늘의 절망이 아닌 내일로 향한 희망을 품고 제 꿈인 외과 의사의 길로 뛰고 있어요. 지금의 저를 만들어 주신 5학년 4반 박철영 선생님을 언제나 기억합니다. 항상 감사하고 존경합니다.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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