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모델몰카·안희정 관련 등
일년내내 비생산적 감정 대립


2018년은 잠재돼 있던 성(性) 갈등이 폭발했던 한 해다. 지난 5월 경찰의 홍익대 누드모델 불법촬영(몰래카메라) 편파 수사 논란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비서 성폭행 혐의 1심 무죄 등 연이은 성 관련 이슈에 대해 남녀는 첨예하게 대립했다. 최근엔 ‘이수역 주점 폭행 사건’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며 성 대결의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극심해진 남녀혐오로 사회 곳곳에선 갈등이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어처구니없는 다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남성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버스에서 바깥쪽에 앉은 건 모두 여성”이라는 글이 다수 게재돼 논란이 되고 있다. 2명이 앉을 수 있는 시내버스 뒷부분 좌석에선 종종 안쪽 자리를 비워놓고 바깥 자리에 앉는 승객 때문에 승강이가 벌어진다. 하차 시 편하게 움직이기 위함이지만 나중에 탑승하는 승객을 위해 안쪽 자리부터 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를 두고 여성혐오 사이트에선 안쪽 자리를 비워둔 채 바깥쪽에 앉아 있는 여성을 불법촬영한 사진과 함께 “이래서 여성들은 안된다” 등의 비하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남성혐오도 마찬가지다. 남성들의 소변 소리가 사무실에 들린다며 화장실을 고쳐달라는 민원이 대표적이다. 서울 강동구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김모(45) 씨는 이달 초 여직원으로부터 “화장실을 옮기든가 아니면 수리해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좁은 공간 탓에 남성들이 소변을 볼 때마다 소리가 난다는 이유에서였다. 김 씨는 “원래 건물이 이렇게 만들어진 걸 어떻게 하겠나”라며 “화장실을 최대한 조용히 사용해달라는 부탁만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지나친 남녀혐오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의 긍정적 성취에 흠집을 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31일 “성 갈등이 단순한 갈등을 넘어 젠더 전쟁으로 변질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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