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숨진 의사 부검 진행
의협 “의료진 폭행대책 시급”


자신을 진료하던 의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범행 이틀 만인 2일 구속영장심사를 받았다.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임세원(47)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게 칼을 휘둘러 숨지게 한 뒤 현장에서 체포된 박모(30) 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영장심사를 받았다. 종로경찰서는 전날 임 교수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숨진 임 교수에 대한 부검도 이날 진행됐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했다”고 밝혔다. 임 교수의 빈소는 강북삼성병원 바로 옆 적십자병원에 차려졌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의사협회장(葬)으로 하자고 제안했지만, 유족 측에서 장례를 소규모로 치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강북삼성병원 외래동은 이날 정상적으로 진료를 재개했지만 한 간호사가 흐느끼는 등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임 교수가 활동해 왔던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성명을 통해 “이 일은 정신과 환자를 위해 일하는 모든 이들이 겪을 수도 있는 비극”이라며 “이러한 문제와 그 해결책에 대한 섣부른 논의를 지양하고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완전하고도 안전한 치료 시스템 마련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의료계에선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온 진료 현장에 대한 안전대책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응급실은 물론, 진료 현장에서 각종 폭력과 폭언에 시달리는 의료인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학회는 “의사에게 안전한 치료환경을 보장해주지 못하고, 환자에겐 지속적 치료를 제공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정신보건의료 제도 하에서 이러한 사고의 위험은 온전히 정신과 의사와 치료팀의 스태프가 감내해야 하는 것으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학회는 안전한 진료환경을 만들기 위해 ‘임세원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안전한 진료 환경을 만들어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편견과 차별 없이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유족들의 뜻에 따른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도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예고된 비극이라고 비판했다.

조재연·이용권 기자 jaeyeon@munhwa.com
조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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