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도 물어가던 ‘흔한 생선’
2008년이후 국내서 자취 감춰
현상금까지 내걸고 생태 구해
4년전 1만5000마리 첫 방류
“외지서 잘 자라 되돌아오길…
어민 소득 올려야 사업 성공”
“정성 들여 키운 자식이 외지에 나갔다가 잘 자라 돌아왔으면 하는 마음이죠.”
해양수산부와 강원도는 2014년부터 사라진 국민 생선 명태를 복원하기 위한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강원 고성군에 있는 강원도 한해성수산자원센터는 우리나라 명태 복원의 중심지다.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에 시작부터 참여해 이제는 ‘명태 아빠’로 불리고 있는 서주영(이학박사·사진) 한해성수산자원센터 해양수산연구사는 우리나라 명태 복원의 숨은 주역이다. 그는 국내에서 잡힌 어미 명태에서 알을 받아 ‘1세대 명태’ 인공부화에 최초로 성공했다. 이제는 매년 명태 방류 행사를 진행하며 안정적으로 명태 복원 연구를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세대 명태 양식의 길은 험난했다. 관련 연구자료와 데이터가 전혀 없다 보니 당연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잡힌 어미 명태를 구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 어족 자원 고갈로 국내에서는 명태를 잡는 어업인이 없어 명태를 구경하기조차 힘들었기 때문이다. 급기야 국내산 명태를 확보하기 위한 현상금도 내걸었다.
서 박사는 “프로젝트 초기 어민들에게 살아있는 국내산 명태를 잡으면 한 마리에 50만 원을 주겠다고 해 어민들의 관심을 유도했다”며 “하지만 상처가 없는 싱싱한 명태를 구하기는 정말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무엇보다 한겨울 매일 오전 4시부터 명태를 잡았으니 어서 와서 확인하라는 어민들의 전화를 받고 고성, 속초, 양양, 강릉 등 강원도 각지에 있는 항구를 찾아가 확인하는 일은 생각보다 고단했다. “살아있는 명태라는 기준이 모호했어요. 우리는 활발히 유영하는 명태를 원했지만, 어민들은 뒤집혀서 다 죽어가도 ‘숨만 쉬고 있으면 살아있는 것 아니냐’고 해 힘들었죠. 어민들의 관심을 계속 유도하기 위해 확인 당시 숨만 붙어 있어도 무조건 한 마리에 50만 원을 주고 사들였습니다.” 이렇게 확보한 200여 마리 명태 중 2014년 3마리, 2015년 1마리가 산란을 했다. 서 박사는 “수정란을 확보해 국내 연구기관에 분양하고 자체적으로 연구도 하면서 2015년 1세대 명태 인공부화에 성공했다”며 “2015년 12월 저도 어장에 1만5000마리를 최초 방류했고 2017년 30만 마리, 2018년에는 90만 마리를 방류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 1세대로부터 받은 수정란에서 2세대 명태가 태어나는 등 이제는 안정적으로 명태 알을 확보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명태 복원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치어의 생존율을 높이고, 방류한 명태가 다시 동해안으로 얼마나 돌아오는지, 회유 경로와 방류 사업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분석 확대 등이 이뤄져야 한다.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 치어 2000마리에 노란색 인식표를 붙여 방류한 것도 사업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다.
가족의 밥상을 책임지던 국민 생선 명태는 10여 년 전부터 어획량이 줄더니 이제는 씨가 말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귀한 생선이 됐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강원 고성 등 동해안에서 명태는 ‘개가 명태를 물어가도 쫓아가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흔한 생선 중 하나였다. 1970년대 7만t, 1980년대 초 10만t에 달했던 명태 어획량이 1990년대에는 6000t으로 감소하더니 급기야 2008년 어획량 ‘0’을 기록한 이후 국내 해안에서 자취를 감췄다. 현재 우리 밥상에 오르거나 식당가에서 팔리는 동태탕의 재료는 모두 러시아 등에서 수입하는 냉동 명태다. 매년 열리는 고성 명태 축제에서조차 러시아산 명태가 주인공이 된 지 오래다.
서 박사가 생각하는 명태의 완전 복원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어민이 40㎝ 이상 되는 명태를 잡아서 소득을 올릴 수 있어야 명태 복원사업이 완료됐다고 말할 수 있다”며 “자원 회복에 대한 가능성을 이제 확인했으니 장기적 관점에서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고성=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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