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운 논설위원

기해(己亥)년 새해가 밝았다. 기해년은 육십간지(六十干支) 혹은 육십갑자의 36번째 해이다. 육십간지는 하늘을 뜻하는 천간(天干)과 땅을 뜻하는 지지(地支)를 조합해 그해의 이름을 정한다. 천간의 갑(甲)·을(乙)은 청색, 병(丙)·정(丁)은 적색, 무(戊)·기(己)는 황색, 경(庚)·신(辛)은 백색, 임(壬)·계(癸)는 흑색을 나타낸다. 따라서 천간의 기(己)가 지지의 돼지를 뜻하는 해(亥)를 만난 기해년은 노란 돼지, 즉 황금 돼지에 해당한다.

돼지는 복(福)과 부(富)의 상징이다. “돼지꿈 꾸세요”라는 말에 그 의미가 함축돼 있다. 2007년에도 60년 만에 오는 황금 돼지의 해라는 말이 있었지만, 그해는 정해(丁亥)년으로 붉은 돼지의 해였다. 그래도 2006년 45만1700여 명이던 신생아가 그해 49만6800여 명으로 늘었으니 그 또한 복 받은 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기해년에서도 1월 2일, 3월 3일, 5월 2일, 7월 1일, 8월 30일, 10월 29일, 12월 28일은 기해(己亥)일이다. 특별히 길일(吉日)로 기록해둘 만하다. 역사에 기록된 기해년에는 정치적 풍랑이 거셌다. 조선 중기 1659년에는 효종이 사망하자 인조의 계비인 자의대비의 복제를 두고 예송 논쟁이 일어났다. 기해예송은 어떤 상복을 입을 것인지를 두고 일어난 논쟁이라 기해복제라고도 하는데, 논쟁의 결과 서인의 세력이 더 강해진다. 조선 후기였던 1839년(헌종 5년)에는 천주교를 탄압한 기해박해(己亥迫害)가 있었다. 실제로는 노론 시파(時派)인 안동 김 씨로부터 권력을 탈취하려는 벽파(僻派) 풍양 조 씨가 일으킨 것이라는 기록도 있다. 그래서 기해사옥(己亥邪獄)이라고도 한다.

올해는 1959년생이 환갑(還甲)을 맞는 해이다. 정치인 가운데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연예인 가운데는 가수 이문세·인순이, 배우 박상원·김미숙이 기해년 생(生)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3년 차. 선거가 없는 해이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일자리 만들기 등 정책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다. 한편으로는, 문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 추세고, 내년 국회의원 총선을 앞둔 정치권은 치열한 정쟁을 벌일 가능성도 크다. 과거 기해년에서 보던 탄압이나 불필요한 논쟁 대신 황금 돼지가 가져오는 복과 부가 넘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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