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심에서 주목했던 작품들은 주로 청년실업을 다룬 작품이었다. 실은 그런 소재가 압도적일 만큼 많았다. 딱히 실업은 아니더라도 작품 속의 인물들은 아르바이트, 인턴, 기타 한시적 비정규직을 전전하며 어쩌다 취업한 직장도 불만족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면서 소설은 실업과 관련된 이전의 작품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인다. 부의 불평등에 대한 불만과 저항과 투쟁의 결기가 사라지고 체념 같기도 하고 달관 같기도 한 태도의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가진 자의 오만과 못 가진 자의 불만이 정작은 동일한 욕망의 다른 표출이라는 새로운 인식 때문인지 소설 속 인물들은 자신의 처지에 관해 이전과는 사뭇 다른 시선과 언어를 확보하려 든다. ‘목인의 나무’에서 마치 ‘바틀비’인 듯한 엉뚱한 인물이 등장하여, 나무에 보이는 그의 지나친 관심 때문에 사주와 대립하는 상황을 아주 흥미로우면서도 문제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것이 그 한 예이다. ‘올리버처럼’의 올리버도 미래가 불확실한 다른 청년들과 다를 바 없는 처지지만 특유의 ‘올리버스러움’ 즉, 공연한 포즈로 현실을 멋쩍게 혹은 의연하게 마주하는데, 이런 그의 모습이 우습기는커녕, 보다 더 깊은 영역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불만과 분노를 자기 욕망의 응시와 관리를 통해 해소하거나 넘어서 보려는 의지가 ‘버드워칭’에서는 좀 더 극대화돼서 ‘아무것도 하지 않음’의 단계까지 나아간다. 미래세대의 속내가 이 지경까지 이르렀나 싶어 무서워진다.
다만 소설 창작의 기술적 측면에서 볼 때 ‘목인의 나무’에서는 ‘신목인’과 ‘그 인간’의 대비가 어색하고, ‘올리버처럼’의 경우에는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세부 사례를 통해 올리버라는 극 중 인물이 선명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에 비해 ‘버드워칭’은 화자의 발화가 얼핏 싱겁고 아리송한 듯해도 가만 보면 우리에게 매우 필요할 법한 신선한 ‘월드워칭’의 눈을 능청맞고 선선하게 제공한다.
심사위원 김원우·구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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