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그림책만 봤어요. 그림책을 펼치면 파도치던 마음이 잔잔해졌거든요.
어느 날 ‘홈런을 한 번도 쳐보지 못한 너에게’라는 책을 읽었어요. 홈런을 치고 싶어 하는 아이에게 동네 형이 말했지요.
“나가사키 포크스의 조지마 선수는 자신이 원하는 몸을 만드는 데 10년이나 걸렸대. 식사를 조절하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그렇게 힘든 훈련을 10년 동안 꾸준히 했대.”
이 대목을 읽다가 잠시 멈추었어요. 그리고 나에게 물었지요.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하려고? 10년도 안 해보고 절망이라는 말을 입에 담다니. 말이 되냐?
우리 동네 작은 공원에는 나무벤치 두 개가 있어요. 언제부턴가 그 앞에 의자가 하나씩 늘어나더니 여덟 개가 됐어요. 대부분 낡은 의자였어요. 그런데 저만치 검정 바퀴의자가 외따로 놓여있었어요. 바퀴가 빠져나가 기우뚱하니 서 있었지요.
의자들의 사연이 궁금했어요. 어디서 왔을까? 저희끼리 무슨 이야기를 할까? 혹시 깊은 밤이면 노래 부르고 춤추다가 날이 밝으면 안 그런 척하는 게 아닐까? 무엇보다도 바퀴 빠진 의자에게 바퀴를 달아주고 싶었어요.
부족한 작품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립니다. 늘 변함없이 격려해주시는 김재원 선생님, 고맙습니다. 묵묵히 지켜봐 주고 응원해준 가족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어린이가 편히 앉아 쉬어가는 의자 같은 동화를 쓰겠습니다. 이제 시작이에요. 또 힘을 내서 뚜벅뚜벅 걸어가겠습니다.
△1969년 전북 임실 출생
△전주대 경영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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