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바이백 취소 예의주시”
기재부 “직무상 비밀누설 심각”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과 기획재정부 간의 ‘진실공방’이 가열되고 있지만, 민간기업의 인사 개입을 둘러싼 직권 남용 논란과 국가 부채 관리의 불투명성으로 인한 금융시장 교란 등은 여전히 쟁점과 의혹으로 남는다.
2일 익명을 요구한 전직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신 전 사무관의 유튜브 생방송과 관련해 “정부가 공공기관에서 민영화된 기업의 사장을 교체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 비공식적인 힘을 사용하는 관례가 이번 사태로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사실관계는 별로도 확인해야 하지만, KT, 포스코 등 공공기관이 민영화했던 기업들의 사장 교체 등 이전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한 전례가 있어서 이번 정부도 역시 KT&G에서 마찬가지로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 전 사무관도 민간기업 사장 교체와 관련해 “청와대가 합당하지 않은 권한으로 지시한다”며 “기재부에서 일하는 모든 일이 청와대로부터 조금 더 합리적이고 정당한 과정을 거쳐서 합법적인 방식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의 ‘CJ 개입’과 관련,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처벌을 받은 일도 이번 사건과 비교되고 있다. 그 당시 법원은 “청와대 수석의 지위·권한을 이용해 사기업 인사나 경영에 개입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선고했다.
또 국가 부채 관리의 불투명성에 대한 채권시장 혼란에 대한 책임 공방도 제기되고 있다. 그 당시 조규홍 차관보(현 유럽부흥개발은행 이사)가 2017년 국가채무비율을 의도적으로 조정할 것을 암시하는 카톡 메신저가 공개되면서 ‘진실 공방’은 한층 더 가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가 정책연구소 관계자는 “정부가 재정을 운영하는 데 의사 결정 과정이 매우 불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이해되지 못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재정 전문가들은 기재부의 국가채무비율 ‘의도적 조정’이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1조 원 규모의 국채 조기 상환(바이백) 입찰을 하루 전인 2017년 11월 14일 전면 취소한 건은 주의 깊게 재검토하고 있다.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이 맞는다면 당시 정부 행위는 국고채 시장에 충격을 주었고, 일부 기관투자가의 손실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재부는 이날 “공무원이었던 자가 직무상 취득 비밀을 누설하는 것은 금지돼 있으며, 특히 소관 업무가 아닌 자료를 편취해 이를 대외에 공개하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로 신 전 사무관을 검찰에 오늘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신 전 사무관이 국가발전과 국민을 위한 공익성 제보라는 점이 법의 집행에서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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