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 진행… 지금은 비공개
기재부 해명 반박·정부 비판
“날 고발하는 건 사실이란 뜻
누가 맞는지 법정서 따질 것”
“벌 받더라도 시스템 바뀌길
정책판단 아닌 상식의 문제”
신재민(사진)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2일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청와대의 민간기업 인사 및 국채 시장 개입 의혹과 관련, “(청와대가) 원하는 사람을 다 심는 건데 옳은 거 아니지 않으냐” “정치적 판단으로 국채 시장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신 전 사무관은 또 폭로 배경과 관련, “내가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닌데 이는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봐도 잘못된 것”이라며 “상식이 상식대로 안 돌아가니까 문제”라고 강조했다.
신 전 사무관은 이날 0시 무렵부터 자신이 머물고 있는 모텔에서 대학동기인 장모 씨와의 질의응답 형식으로 100분여 진행된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신 전 사무관은 “기자회견을 열려고 했으나 (기획재정부로부터) 고발 조치를 당하면서 여의치 않을 것 같아 이렇게 방송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신 전 사무관은 KT&G 등 인사 개입과 적자 국채 추가 발행 등 폭로에 대한 기재부의 해명을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신 전 사무관은 “(기재부의) 비밀 누설 고발은 내 말이 옳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당시 정권이 바뀌면 이슈가 될 일이라 비망록을 쓰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휴대전화에 다른 문서도 있고, 감사원과 관련해 3번째 폭로도 준비했었다”고 말해 추가 폭로 여지도 남겨뒀다. 이 방송은 신 전 사무관이 비공개 처리해 현재 시청할 수 없다. 그는 “나는 거짓이 없다”며 “내가 바라는 것은 딱 하나로 앞으로 3년 동안 같은 일을 겪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기재부에서는 신 전 사무관이 잘 모르고 이야기한다는데.
“어떤 문건이든 담당했다면 사무관들이 모를 수가 없다. 청와대까지 보고 올라가는 문건도 사무관이 다 쓴다. 문건이라는 게 의도가 있게 마련이라 작성하는 사무관이 그 의도를 반드시 전해 듣고 청와대가 돌아가는 사정도 다 알 수밖에 없다. 국채 건은 내가 부총리 보고 등 처음부터 끝까지 다 관여한 일이다. 다시는 정치적 판단으로 국채시장에 개입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경제 원리라는 것이 있고, 더군다나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결과적으로 추가적인 적자 국채 발행이 없었던 만큼 청와대가 발행을 강요했던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내부문서를 유출했다는 명목으로 고발하는 것 자체가 나의 폭로가 거짓이 아니라는 뜻 아닌가. 이제 고발도 당했으니 정말 오히려 누가 맞는 말을 하고 있는지 법정에서 다 따져봤으면 좋겠다. KT&G 인사 개입 시도 건이나 서울신문 사장 교체 건, 국채 발행 등 전부 경위가 다 낱낱이 드러났으면 한다. (기재부에) 여성 서기관이 한 분이 계시다. 그분이 나한테 비망록을 쓰라고 했다. ‘이건 정권 바뀌면 이슈가 될 일이다. 시간 순서대로 써라’고 했다. (나는 못 썼는데) 다른 (기재부) 사무관은 썼다.”
―유튜브에 영상을 2개밖에 올리지 못했는데.
“감사원과 관련해서 폭로하고자 했던 내용이 있었다. 이것을 세 번째 내용으로 준비해보려고 했었다. 예산 편성 등 기재부에서 봤던 정말 많은 문제와 시스템의 부조리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휴대전화에 저장된 관련 문건들이 더 있다.”
―기재부의 다른 문제들이라고 하는 것은.
“기재부의 내부승진이 다른 부서에 비해 경쟁이 심하다 보니 정치권에 줄을 대는 일이 매우 비일비재하다. 자유한국당에 한 의원이 있다. 기재부에 근무하는 동안 해당 지역구 예산을 따로 챙겨서 줬다. 지역에서 유세하면서 ‘기재부에 있을 때 돈 만들었다’고 말했다. 예산 편성과 관련해서도 문제가 많다. 나 같은 정도의 사무관이 1조 원 정도를 책임지기도 한다. 다른 부처의 과장 정도 되는 분들이 예산 편성할 때 사무관을 만나려고 몇 시간씩 기다려서 만나고 가기도 한다. 예산권은 국민에게 돌아가야 한다.”
―폭로한 이유는.
“나는 촛불시위에도 직접 참여했고, 정권이 바뀌는 데 대한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민간기업에 대한 인사 개입 등 전과 다를 게 없는 일이 다시 반복되는 것을 보고 회의를 느꼈다. 다른 행정고시 동기들도 그렇고 공공기관에 있는 분들도 다 나와 생각이 비슷하다. 바뀐 게 하나도 없다고 이야기한다. 내가 말하는 것은 상식 수준의 문제다. 정책 판단의 문제가 아니다. 청와대가 민간기업 인사에 개입하는 것은 그냥 안 되는 일이다. 고발 소식을 듣고 두렵기도 하고 우울증이 찾아와 약을 받아오기도 했다. 벌은 받을 각오가 돼 있다.”
―첫 번째 올렸던 유튜브 영상에 광고를 넣은 것은.
“(학원 강사 계약을 맺은) 메가스터디는 엄청난 손해를 봤다. 진실을 말하면 모두가 믿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국고국 사무관 시절 관리했던 여유 자금이 10조 원이었다. 내가 진짜 나쁜 놈이라서 돈을 벌려고 했다면 거기서 그때 벌려고 했을 것이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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