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러시아 마그니토고르스크의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에서 건물 잔해에 갇혀 있다 사고 발생 36시간 만에 구조된 11개월 이반 포킨이 구조대원의 품에 안겨 이송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1일 러시아 마그니토고르스크의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에서 건물 잔해에 갇혀 있다 사고 발생 36시간 만에 구조된 11개월 이반 포킨이 구조대원의 품에 안겨 이송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구조대원 희미한 울음소리 포착
생후 11개월… 복합골절로 위중

현지 언론 “새해 첫날의 기적”


새해 첫날 11개월 된 아기가 러시아의 붕괴된 아파트에서 36시간 만에 구조되는 기적 같은 상황이 일어났다.

2018년의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12월 31일 오전 직장에서 일하고 있던 두 아기의 아빠 예브게니 포킨은 다급하게 걸려온 아내 올가의 전화에 아연실색했다.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 도시 마그니토고르스크에 있던 자신의 아파트 건물이 가스폭발 사고로 붕괴했다는 내용이었다. 올가는 오전 6시 2분쯤 10층 아파트 건물이 무너져 11개월 된 둘째를 미처 구하지 못하고 3살 난 첫째만 데리고 가까스로 집을 탈출했다. 올가는 “나와 첫째는 소파에서, 둘째는 아기침대에서 자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소파에서 나동그라졌고, 천장이 무너져 어쩔 수 없이 밖으로 피해야 했어요”라고 말했다.

1일 abc뉴스, BBC 등에 따르면 건물 잔해에 매몰됐던 생후 11개월 된 이반이 사고 발생 36시간여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마그니토고르스크시 당국에 의하면 현재 이반은 머리 부상과 다리 부분의 복합 골절 중상을 입어 모스크바로 이송됐다. 영하 20도 혹한에서 장시간 노출돼 팔에 동상도 입었다. 이반의 구조는 기적과 다를 바 없었다. 구조대원이 어디선가 들려오는 희미한 아기 울음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췄다. 그는 “귀를 기울였을 때 아기가 더 크게 울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정확한 아기 위치를 찾을 수 없어 검색견이 투입됐다. 구조대는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에 아기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구조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이반은 유아용 이불에 둘러싸여 생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이반의 아버지 포킨은 현지언론에 “새해 첫날에 일어난 기적”이라고 울먹였다.

러시아 아파트 붕괴로 이날 현재까지 사망자가 9명, 실종자가 32명에 이르고 있다. 실종자 수색·구조 작업에 1500여 명의 인력과 300여 대의 장비가 투입됐지만 생사는 불분명하다. 남아 있는 건물의 추가 붕괴가 우려되면서 구조작업도 일시 중단됐다. 구조대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작업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기온이 더 떨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생존자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국은 아파트로 공급되는 가스가 누출되며 폭발이 일어 건물이 붕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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