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타도” 택시업계에 막혀
정식 출시일 밀리며 진퇴양난

100억 상생기금 제시했지만
막판 반발로 협상 테이블 무산

정부·정치권도 해결방안 없어
“서비스 못하게 될까…” 위기감


지난해 2월 카풀 업체 럭시를 인수하며 야심차게 카풀 시장에 뛰어든 카카오가 해를 넘겨서도 정식 서비스를 못해 진퇴양난에 빠졌다. 출시일이 계속 뒤로 밀리는 카카오는 택시업계에 100억 원 규모의 상생기금 출연을 제안하는 등 자체 해결 방안도 마련해봤지만, 이마저도 택시업계의 막판 반발로 무산됐다.

택시업계는 ‘모든 카풀 서비스를 중단하라’며 비현실적인 선결 조건을 내세우며 당정이 제안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 참여조차 하지 않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대다수 시민이 카풀 서비스 도입을 원한다는 점을 알면서도, 반발 강도를 높이는 택시업계를 상대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2일 카풀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내부에서는 카풀 사업 준비 1년이 지나도 제대로 된 카풀 서비스를 못 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달 7일 17일 정식 서비스 출시에 앞서 10일짜리 시범 서비스를 출시했다. 현재 카카오는 정식 서비스로 전환하지 못하고, 기약 없이 시범서비스만 지속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른 나라에서 다 하는 합법 서비스를 못 하니, 정말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택시업계 4개 단체장은 카카오 등 국내 모든 카풀 서비스가 중단돼야 택시업계, 카풀업계, 정부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겨우 시작한 카카오의 시범 서비스까지 중단하라는 얘기다. 카풀 업계에서는 택시업계가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 참여할 의지 자체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와 정치권은 주도권을 쥐고 협상 테이블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택시 사납금제 폐지 △기사 완전월급제 도입 △택시 호출 서비스 도입(우버화) △브랜드 택시 도입 등의 ‘당근’까지 마련했지만, 택시업계는 여전히 ‘카풀 도입 백지화’만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정치권이 혁신성장을 강조하면서도, 세를 모아 거리로 나와 큰 목소리 내는 집단의 이해관계는 전혀 조정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답답한 카카오는 택시업계와의 협의를 통해 택시 기사들의 복지에 쓰일 100억 원 규모의 상생 기금 조성에도 나섰지만, 택시업계가 막판에 뒤집어 이마저도 무산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택시를 ‘대체’할 서비스를 내놓을 생각이 전혀 없다”며 “택시 ‘보완’을 위한 서비스를 위해 우리는 택시업계와 언제든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손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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