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청산’과 ‘내로남불’이라는 변태적 ‘4자성어’가 범람했던 2018년이 저물고 새해가 시작됐다. 민간인 사찰과 블랙리스트 혐의로 박근혜 정부 대통령비서실장부터 다수가 구속 중인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도 같은 일을 반복했다는 민정수석 휘하 특감반원의 폭로가 터져 나왔다. 정부가 대주주인 서울신문과 민간기업인 KT&G 사장 교체를 문 정부 청와대가 지시했다는 기획재정부 퇴직 사무관의 폭로도 등장했다. 공영방송이 사장 선임을 집요하게 물어뜯고 대주주인 기업은행이 KT&G 이사회와 각을 세우면서 선임을 반대한 배경이 드러난 셈이다.
경제학자 대부분이 반대한 소득주도 성장은 최저임금 문턱에 걸려 넘어졌다. 2년 사이에 29.1%라는 미친 인상률 때문에 날마다 수지를 맞추는 소규모 자영업자부터 쓰러졌다. 새해에는 중소기업 줄도산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시간당 8350원에 맞춰 극도의 긴축으로 생존 전략을 마련한 한계기업은 휴일에도 최저임금을 지급하라는 정부 해석에 또다시 절망한다. 연봉 5000만 원이 넘어도 최저임금 족쇄에서 자유롭지 못할 상황이다.
자영업 위축과 기업 투자 격감으로 고용대란은 더욱 심해진다. 시간제 알바 자리 구하기도 어렵고 대학졸업생 취업 상황은 최악이다. “연말에는 성과 나타나”에서 “자동차·조선은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로 이어진 청와대 희망가는 애처롭다. 부유한 가정에서 어려움 없이 자란 시민단체 출신 참모가 머리와 입으로만 구상한 ‘경제 천국’은 차가운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 포용성장을 내걸지만 모두를 포용하는 경제정책은 없다. 최저임금 폭등은 복잡한 임금체계를 구축한 대기업 및 공기업의 정규직 노조가 최대 수혜자이고, 아파트 경비원 같은 비정규직이나 생애 첫 직장을 찾아 헤매는 청년에게는 날벼락이다. 과거 들추기 적폐청산을 속히 마감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일자리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
지난해 연초 대비 17.3% 떨어진 주가는 순매수 포지션을 유지한 개미 투자자와 국민 노후를 짊어진 국민연금에 막대한 손실을 떠안겼다. 경제연구소의 새해 전망은 모두 비관적이다. 2018년 누계수출액이 60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반도체 경기가 꺾이고 새해 1분기 수출산업 경기전망지수가 93.1로, 2년 만에 100 밑으로 추락한 게 문제다. 대기업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이 투자 및 고용 증대로 연결되지 않는 것은 법인세 및 출자 규제 강화와 기업가에 대한 형사소추의 영향 때문이다.
세금과 규제가 늘어나면 투자는 줄어든다. 손실 위험을 감수하면서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로 투자를 하는데, 이익에 대한 세금과 불확실성을 유발하는 규제를 늘리면 투자는 위축되게 마련이다. 사업장의 국제적 이동이 자유로운 상황에서 경쟁국보다 높은 법인세는 일자리를 걷어차는 만용이다. 2017년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의 영향을 철저히 분석해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좋은 일자리가 공급되면 청년의 결혼이 앞당겨져 출산율이 증가할 수 있다. 세금을 더 거둬 복지 지출을 늘리거나 공공기관 단기 채용에 투입하는 것은 지속하기 어려운 자충수다.
‘지속 가능한 좋은 일자리’를 최상위 정책 목표로 놓고 세제와 기업 규제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 청와대 참모진도 정책 경험이 풍부한 인사로 전면 교체하고, 기업인 사기를 획기적으로 북돋아야 한다. “기업가 만세! 자영업자 만세! 일자리 만세!”를 합창하는 분위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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