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그림 4억원대에 팔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폭 위축됐던 세계 미술품시장은 최근 몇 년간 회복세를 보이면서 2000년대 초반의 성장세를 되찾고 있다. 특히 유명인들이 남긴 물품 등 시장 예상가를 웃도는 고가 작품들과 이색 경매품들이 쏟아져 나온 지난해는 시장이 한껏 달아오른 한 해로 기록됐다.
3일 CNN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영국 런던 크리스티 온라인 경매에서는 같은 해 3월 세상을 떠난 세계적 물리학자 고 스티븐 호킹 박사의 전동 휠체어가 29만6750파운드(약 4억2300만 원)에 낙찰됐다. 이는 예상가보다 무려 20배나 높은 가격이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이용하던 롤스로이스 ‘팬텀 IV’도 인기를 끌었다. 해당 모델은 총 18대만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해 9월 경매에서는 80만 파운드(11억4000만 원)에 거래됐다. 프랑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은 계단마저 억대였다. 에펠탑에서 사용되던 4.3m짜리 나선형 철제 계단은 지난해 11월 경매에서 16만9000유로(2억1600만 원)에 팔렸다.
인간의 영역이라고 여겼던 예술을 인공지능(AI)이 넘본 그림도 미술품 경매 역사의 새 장을 장식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AI가 그린 ‘에드몽 드 벨라미’ 그림(사진)이 43만2500달러(4억8400만 원)에 낙찰됐다. 예술에 값을 매기는 순간 산산조각 난 그림도 화제였다. 지난해 10월 ‘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는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의 현대미술 판매전에 출품된 자신의 회화 작품 ‘풍선과 소녀’가 140만 달러(15억6800만 원)라는 가격에 낙찰되자 리모컨으로 액자 안에 숨겨뒀던 파쇄기를 작동시켜 작품 절반을 파쇄했다.
한편 영국 작가 A A 밀른의 책 ‘위니 더 푸’의 첫 장에 그려져 있는 ‘100에이커의 숲 지도’는 지난해 7월 소더비 경매에서 약 60만 달러(6억7200만 원)에 팔렸다. 아기곰 푸의 모험을 엿볼 수 있는 이 지도는 어른들의 어릴 적 동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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