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자고 일어나니 온 세상이 하얀 신세계로 변해 있었던 마술 같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깃털처럼 부드럽고 햇솜처럼 따뜻할 것 같았는데 정작 눈사람이라도 만들라치면 언 손을 더 시리게 만들었던 야속한 눈.

눈 오는 날 만나자는 약속은 없어도 눈이 내리면 왠지 가슴이 설렙니다. 하얗게 변한 세상처럼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대 때문일까요.

지난가을 미처 시들지 못한 길가의 금잔화도 두툼한 눈옷을 입었네요. 하지만 이제 꽃을 위한 시간은 다 끝났습니다.

우리의 들뜬 기분과 상관없이 차갑고 시린 눈은 다시 올 봄을 준비하라는 충고인가 봅니다.

사진·글 = 신창섭 기자 bluesk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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