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옥 前감사관 無罪 받았지만
軍內제보자 불명예제대 등 수모


KT&G 사장 교체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하자 과거 내부고발자들이 겪은 고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명한 최초의 내부고발 사건은 이문옥 감사원 감사관의 폭로였다. 이 감사관은 1990년 5월 재벌 로비로 감사원의 감사가 중단된 사실과 재벌 기업의 부동산 보유 비율이 은행감독원이 발표한 1.2%보다 훨씬 높은 43.3%라는 사실을 한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이 감사관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구속됐지만, 감사원에 압력을 행사한 주체는 청와대라는 추가 폭로를 이어갔다. 이 감사관은 3년 만에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후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를 선고받은 건 6년 만이었다. 그해 10월에는 윤석양 당시 이병이 국군 보안사령부의 민간인 사찰에 대해 양심선언을 했다. 보안사를 탈영한 그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도움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운동 전력을 빌미로 프락치 활동을 강요당했으며, ‘청명 계획’ 하에 김영삼·김대중·노무현·김수환 등 사회 각계 인사를 사찰했다”고 밝혔다. 양심선언 뒤 윤 이병의 가족과 지인은 경찰 등으로부터 미행을 당했고, 윤 씨는 1992년 체포돼 군형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1993년 판사와 소송대리인 변호사 간 돈거래 등을 내부고발한 신평 판사는 헌정사상 ‘제1호 법관재임명 탈락자’가 되기도 했다.

군인 신분의 내부고발자들은 파면이나 불명예 전역 등의 조치를 받았다. 이지문 한국청렴운동본부 이사장은 중위로 복무하던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 중 군대 내 부재자투표에서 민주자유당 후보를 찍으라는 상관의 요구와 공개투표 행위가 있었던 사실을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기자회견 직후 이 이사장은 근무지 이탈로 연행돼 구속됐고, 이등병으로 파면까지 됐다. 3년간 법정 다툼 끝에 파면은 취소됐고, 중위로 전역할 수 있었다. 해군에서 근무하던 김영수 소령도 계룡대 근무지원단에서 군수품과 예산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2009년 사무용 가구와 전자제품 등을 정상가보다 비싸게 사서 차액을 가로채는 방식의 납품비리를 폭로했다. 김 소령은 폭로 이후 국군체육부대로 발령이 나고, 허가받지 않고 방송에 출연했다는 이유로 징계조치까지 당하는 등 불이익을 받았다. 이후 예비역 해군 장교들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윤명진·전세원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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