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폭로 봇물 우려한 조치
정부, 전형적 이중잣대 보여”
“보호가치 있는 비밀만 지킬뿐
위법한 행정 고발은 비밀아냐”
法에 국가기관고발 제외지만
“공익목적 고발은 포함시켜야”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등의 폭로에 법적 대응을 하는 등 강경 대응으로 나서는 것은 현행 공익신고자보호법의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3일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현행법상 처벌이 쉽지 않음을 알고 있음에도 신 전 사무관과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검찰 수사관)을 검찰에 고발한 것은 추가 폭로를 막고 ‘제2의 신재민’ ‘제2의 김태우’가 나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익신고자보호법상 ‘공익신고자’ 규정에는 국가기관이나 권력기관과 관련한 내부고발자는 명시적으로 포함돼 있지 않다. 다만 ‘공익침해행위’를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 소비자의 이익, 공정한 경쟁 및 이에 준하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고, 공익신고자는 이 같은 행위를 신고한 사람으로 명시하고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법 해석의 문제인데, 공익신고 자체가 내부고발자가 불법행위를 지적할 수 있도록 한 것인 만큼 공익 목적의 고발은 포함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법조인 출신 권은희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원내정책회의에서 “1990년 5월 이문옥 전 감사관이 내부고발과 공익 제보 후 6년간 법정 투쟁을 했고, 이후 공익제보자에 대한 보호 방안이 논의돼 공익신고자보호법이 만들어졌다”며 “정부도 신 전 사무관의 제보 내용 자체가 허위는 아니란 것을 인정하고 있는데, (현 정부에서도) 공익신고자 보호는 1990년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익신고자보호법 14조에 따르면 신고 내용에 직무상 비밀이 포함된 경우에도 공익신고자 등은 다른 법령,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따른 직무상 비밀준수 의무를 위반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 교수는 “이런 식으로 대응했을 때는 신 전 사무관의 처벌과 별개로 제2, 제3의 신재민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도 “정부는 ‘신재민 케이스’를 내부고발로 보고, 고발을 안 할 경우 비슷한 사례가 봇물 터지듯 나올 가능성을 우려했을 것”이라며 “이 정부의 전형적인 ‘이중 기준’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대한변협 대변인을 지낸 최진녕 변호사는 “공무상 비밀누설죄 판례를 보면 보호할 가치가 있는 비밀만 보호하는 건데, 위법한 행정행위를 고발한 것은 보호할 비밀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일단 (폭로를) 막을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공익신고자보호법의 취지와는 거꾸로 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민병기·이정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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