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만나길 고대” 또 말하며
“난 서두를 필요 없다” 밝혀
先비핵화-後보상 재차 강조

탁자에 ‘이란 제재’ 포스터
‘나쁜 합의는 않겠다’ 의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를 공개하고 2차 미·북 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도 비핵화 협상 장기전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집무실 책상에 이란 핵협정 탈퇴에 따른 제재 복원을 예고했던 ‘제재가 오고 있다(Sanctions are coming)’ 포스터를 깔아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합의하지 않는 것이 나쁜 합의보다 낫다’는 자신의 원칙과 ‘협정 내용을 어기면 언제든지 제재로 돌아간다’는 의지를 의도적으로 내비쳤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나는 방금 김 위원장으로부터 훌륭한 서신을 받았다. 김 위원장과 만나기를 고대한다”며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결코 속도를 말한 적이 없다”며 “봐라, 이런 식으로 80여 년 흘러왔고 우리가 싱가포르에서 회담을 가진 건 6개월 전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나는 서두를 게 없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에 대한 미 정치권의 비판을 반박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과거 실패했던 비핵화 협상을 반복하지 않고 제대로 된 협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가리켜 “경제적 발전을 이뤄내고 그의 나라를 위해 많은 성공을 하고 돈을 벌기를 원하는 누군가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으며 우리는 그들을 도와줄 것이다”라며 선(先) 비핵화·후(後) 경제보상 원칙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월 31일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할 때까지 제재를 계속하도록 한 ‘아시아 안심법안’에 서명한 것도 선 비핵화·후 보상 원칙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2일 회의 석상에 지난해 5월 이란 핵 개발 지속을 이유로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를 선언한 뒤 지난해 11월 4일 이란 제재 부과를 예고했던 ‘제재가 오고 있다’ 포스터를 배치한 것도 의미심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맺은 JCPOA에 대해 “토대부터 잘못된 나쁜 협정”이라며 탈퇴를 예고했다. 이는 대북 정책,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등과 관련해 자신의 원칙이 확고하다는 뜻을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북한에 대해서는 협정 체결 이후라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언제든 제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제재 해제를 요구한 상황에 트럼프 대통령이 선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면서 북한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둘러싼 선후 관계 기 싸움으로 회담 공전 상태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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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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