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당선된 지자체장들
무분별 내세운 공약이행 나서
부산, 가덕도新공항 재추진 뜻
동남권 갈등 다시 떠오를 전망

충북 ‘고교 무상급식’ 충돌에
인천은 ‘광역급행철도’ 논란
“옥석 가리는 제도 마련 시급”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새해를 맞아 선거 과정에서 무분별하게 내세웠던 공약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각종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지방선거 공약 청구서’가 속속 날아드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공약 이행을 위해선 수백조 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만큼 ‘옥석’을 가려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지역이기주의로 비칠까 봐 자제했으나 김해신공항은 제대로 된 관문 공항이 절대 될 수 없다”며 “24시간 안전한 관문 공항을 만들기 위해 다른 지역에 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지난 2006년 공론화된 이후 10년간 첨예한 지역 갈등을 빚어오다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6년 프랑스 업체의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김해신공항 건설로 결정, 갈등이 봉합된 바 있다. 하지만 오 시장이 지방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던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재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잠잠해진 동남권 신공항 갈등 문제는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충북에서는 고교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잡음이 불거졌다. 이시종 충북지사와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고교 무상급식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시행을 앞두고 재정 부담 가중이 우려되자 충북도와 도교육청은 무상급식 분담 비율을 놓고 극심한 갈등을 빚으며 책임 떠넘기기를 반복했다. 결국 무상급식 시행이 좌초될 위기에 처하자 학부모들까지 들고 일어섰고, 이에 압박을 느낀 충북도와 도교육청은 지난 12월 10일 논란 끝에 ‘무상급식 합의안’에 서명했다.

인천에서는 박남춘 인천시장이 내세웠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조기 착공 공약과 관련, ‘GTX-B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서명 운동이 12만 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정정화 한국지방자치학회장은 “정확하게 추산하기는 어렵지만 지방선거에서 제시된 공약들을 이행하려면 최소 수백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며 “선거에 나서는 사람 입장에서는 정치적 판단에 따라 무리한 공약인 줄 알면서도 내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때가 많은데, 이런 일이 반복될 경우 지역 갈등은 물론 막대한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사업들도 옥석을 가려서 시행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병철·김기현 기자 jjangbeng@munhwa.com
장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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