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초등생때 사고난 원고에
다양한 직업 가질 가능성 있어
전문대졸 경력 감안 배상하라”
기존 일용노동자 기준 뒤집어
미성년자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학력별 평균소득’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판시한 첫 법원 판결이 나왔다. 학생이나 미취학 아동의 경우 향후 다양한 진로 가능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다. 기존 대법원 판례는 미성년자에 대해 도시일용직노동자의 임금 상당액만을 기대수입으로 인정해왔다. 이번 판결은 하급심 단계에서 확정돼 대법원 판단으로는 이어지지 않게 됐으나, 법조계에서는 향후 관련 소송에서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7부(부장 김은성)는 대학생 한모 씨가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한 씨에게 3200여 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3일 밝혔다.
한 씨는 2010년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위반하고 돌진한 택시에 부딪혀 얼굴 등을 다치자 소송을 냈다. 1·2심은 모두 교통사고에 대한 택시운송조합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2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2900여 만 원)보다 배상액수를 더 많이 책정했다. 이 같은 배상액의 차이는 한 씨의 일실수입(교통사고가 없었을 경우 얻을 수 있는 장래 기대 수입)을 어떻게 계산하느냐에 따라 생겨났다. 1심은 기존 대법원 판례대로 한 씨의 일실수입을 계산할 때 도시일용직노동자의 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삼았다. 다양한 진로 가능성이 있는 미성년 피해자들이 도시일용직노동자로 일할 것을 일괄적으로 상정해온 셈이다. 기존 판례는 미성년 피해자에게 그 같은 피해가 없었다면 도시일용노임 이상의 수입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점에 대해 ‘고도의 개연성’을 입증할 것을 요구했고, 엄격한 증명이 불가능한 탓에 이처럼 도시일용노임 상당액만 인정돼왔다.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2심은 “청소년인 피해자는 변호사나 공인회계사가 될 수 있고 연봉을 수억 원 받는 CEO가 될 수도 있는 등 다양한 직업 선택의 가능성을 상실했음이 직관적으로 명백하다”면서 기존의 손해배상 계산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구체적으로 현재 통계청이 제공하는 학력별 통계소득자료에 피해자의 연령에 맞춰 고교·전문대·4년제 대학 진학률 등을 반영하면 일실수입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2심 재판부는 한 씨가 전문대생임을 고려해 “이 사건의 경우 한 씨는 전문대졸, 전 경력, 전체 근로자의 통계소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봐야 한다”고 기준을 제시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다양한 직업 가질 가능성 있어
전문대졸 경력 감안 배상하라”
기존 일용노동자 기준 뒤집어
미성년자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학력별 평균소득’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판시한 첫 법원 판결이 나왔다. 학생이나 미취학 아동의 경우 향후 다양한 진로 가능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다. 기존 대법원 판례는 미성년자에 대해 도시일용직노동자의 임금 상당액만을 기대수입으로 인정해왔다. 이번 판결은 하급심 단계에서 확정돼 대법원 판단으로는 이어지지 않게 됐으나, 법조계에서는 향후 관련 소송에서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7부(부장 김은성)는 대학생 한모 씨가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한 씨에게 3200여 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3일 밝혔다.
한 씨는 2010년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위반하고 돌진한 택시에 부딪혀 얼굴 등을 다치자 소송을 냈다. 1·2심은 모두 교통사고에 대한 택시운송조합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2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2900여 만 원)보다 배상액수를 더 많이 책정했다. 이 같은 배상액의 차이는 한 씨의 일실수입(교통사고가 없었을 경우 얻을 수 있는 장래 기대 수입)을 어떻게 계산하느냐에 따라 생겨났다. 1심은 기존 대법원 판례대로 한 씨의 일실수입을 계산할 때 도시일용직노동자의 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삼았다. 다양한 진로 가능성이 있는 미성년 피해자들이 도시일용직노동자로 일할 것을 일괄적으로 상정해온 셈이다. 기존 판례는 미성년 피해자에게 그 같은 피해가 없었다면 도시일용노임 이상의 수입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점에 대해 ‘고도의 개연성’을 입증할 것을 요구했고, 엄격한 증명이 불가능한 탓에 이처럼 도시일용노임 상당액만 인정돼왔다.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2심은 “청소년인 피해자는 변호사나 공인회계사가 될 수 있고 연봉을 수억 원 받는 CEO가 될 수도 있는 등 다양한 직업 선택의 가능성을 상실했음이 직관적으로 명백하다”면서 기존의 손해배상 계산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구체적으로 현재 통계청이 제공하는 학력별 통계소득자료에 피해자의 연령에 맞춰 고교·전문대·4년제 대학 진학률 등을 반영하면 일실수입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2심 재판부는 한 씨가 전문대생임을 고려해 “이 사건의 경우 한 씨는 전문대졸, 전 경력, 전체 근로자의 통계소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봐야 한다”고 기준을 제시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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