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최우선 조건 내걸어
미지급 시간외수당 150% 지급
피복비 100만원 등 과도한 요구
사측 일부 양보하며 노력 불구
8일 파업 가능성 높아져 눈총
KB국민은행이 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측의 양보에도 노조가 경영성과급 (기본급의) 300% 요구안을 고집하면서 협상에 전혀 진척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애초 노조는 차별 철폐와 제도개선을 투쟁과 파업의 최우선 목적으로 꼽았지만 결국 성과급 이슈에 묻혀버린 상황이다. 억대 연봉을 받고 있음에도 과도한 성과급을 요구하며 고객 불편이 불가피한 파업을 내걸면서 노조에 대한 여론도 싸늘해지고 있다.
3일 국민은행 노사에 따르면 지난 1일 사측은 노조에 선 개정 사항으로 요구했던 자기자본순이익률(ROE)연동 성과급 지급 기준 설정을 철회했다. 경영목표 미달성으로 지급 불가 입장이던 성과급도 일부 지급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했고, 출·퇴근기록시스템도 올해 상반기 중 도입하자고 노조에 역제안했다.
하지만 노조가 경영성과급 300% 지급을 협상의 최우선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다른 안건은 전혀 논의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차별철폐와 제도개선을 투쟁의 최우선 목표로 내걸었지만 정작 이를 위한 신입 행원 페이밴드(호봉상한제), 저임금직군(L0) 근무경력 추가 인정 등의 안건은 성과급 문제에 막혀 버렸다.
사측은 경영성과급 300% 지급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이 타결된 우리·NH농협은행의 성과급 지급 수준이 200% 안팎인 데다 업계 최고 수준인 총영업이익 경비율(CIR·2018년 3분기 기준 48.04%)도 수년째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피복비 100만 원 지급 및 미지급 시간외수당 150% 지급 요구도 노조의 과도한 요구란 지적이 많다. 자율성을 강화하고 수평적인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유니폼을 없앴는데 되레 피복비까지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차례 시간 외 등록 기회를 줬음에도 등록을 하지 않은 직원들에 대한 보상조로 전 직원에게 150%를 지급하라는 요구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만 실적이 좋았다면 노조가 요구할 수 있지만, 은행권의 전반적인 실적 향상이었는데 이를 두고 성과급을 더 요구하는 건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오는 8일로 예고된 파업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론은 차갑기만 하다. 2017년 기준 국민은행 직원 평균 연봉이 9100만 원으로 이미 억대에 육박했다. 합병에 따른 구조조정 우려, 성과연봉제 반대 등 생존권이 위협돼 파업을 진행했던 과거와 이번 상황은 달라 파업 명분이 약하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평가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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