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한강·조남주·조정래 잇단 출간
요나손‘101세 노인’기대 모아
- 인문학
다이아몬드, 문명사 3부작 완결
하라리 새 책‘르네상스…’눈길
- 과학
프럼‘다윈 통설’뒤집어 주목
이종필·이명현 등 SF도 관심
페미니즘 초강세 올해도 계속
음식인문학·에세이 여전히‘핫’
3·1운동 100년 서적 쏟아질듯
올해 어떤 책들이 독자의 선택을 받을까. 주요 출판사들의 출간 라인업을 살펴보면 장담할 순 없지만 올해 책 시장 전망이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독서시장에서 가장 폭발력이 있는 소설, 그것도 한강, 정유정, 조남주라는 대형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신작이 상반기에 나온다. 빅 셀러 작가인 조정래, 한국 소설의 트렌드세터 장강명 작가의 신작도 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요나스 요나손, 팬덤의 강자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 인기가 약간 주춤하지만 여전히 강력한 유발 하라리에, 몇 년째 초강세인 과학, 페미니즘 책들도 업그레이드된 주제로 찾아온다. 그리고 올해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빅 타이틀이라면 지금은 누구도 ‘예상치 못하는 책’이다. 매년 ‘예상 밖의 책’이 나와 놀라운 베스트셀러가 됐다. 올해도 그런 책이 나올지, 그 책이 드러낼 시대의 메시지는 무엇일지 벌써 궁금하다. 올해 기대작과 출판트렌드를 정리했다.
올해 책 시장을 이끌 최강자는 소설이다. ‘82년생 김지영’으로 100만 부를 돌파한 조남주의 신작 장편(민음사)은 3월에, 정유정 작가가 ‘종의 기원’이후 3년 만에 내놓는 ‘진이, 지니’(은행나무)는 5월 출간된다. ‘진이, 지니’는 강인한 여성 침팬지 사육사 ‘진이’를 주인공으로 죽음 앞에 선 인간의 ‘선택’을 이야기한다. ‘7년의 밤’ ‘28’ ‘종의 기원’으로 이어지면서 인간 내면 탐구와 강렬한 스릴러라는 두 축을 힘있게 전개해온 정 작가가 무거운 분위기에서 벗어나 밝고 경쾌하게 써내려간 휴먼 드라마라는 점도 기대된다. 여성이 주인공인 것도 흥미롭다. 3월에 초고가 나온다. 조남주 작가의 신작은 시공간 미상의 작은 도시 국가, 불법 체류자들이 사는 낡은 맨션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다. 여성을 포함해 경제적, 계층적, 문화적으로 사회에서 배제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정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82년생 김지영’보다 서사성이 강해 훨씬 몰입감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한강의 신작 소설(문학동네)은 상반기 중에 만날 수 있다. 2015년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2018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 ‘작별’에 신작을 더해 ‘눈’ 3부작으로 선보인다. 상반기 이 세 작품이 어느 정도 사이즈의 시장을 형성하느냐에 따라 올해 책 시장의 향방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정래 작가의 3권 분량의 신작 ‘천년의 질문’(해냄), 장강명의 ‘재수사’(은행나무)도 상반기 주요 타이틀이다. ‘천년의 질문’은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에 천착한 작품으로 4월 탈고된다. ‘재수사’는 전방위 작가 장강명의 첫 범죄소설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범죄와 처벌, 범죄자와 수사관의 심리를 사실적으로 풀어낼 예정인데, 한국형 범죄물이 탄생할지 주목된다. ‘설계자들’이 억대 계약료로 미국에 팔리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김언수의 ‘빅아이’(문학동네)는, 작가가 2017년 12월부터 6개월간 태평양 참치잡이 원양어선을 타고 취재, 집필한 작품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외국 문학 쪽에서는 요나스 요나손의 ‘101세 노인’(열린책들)에 대한 반응이 궁금하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이후 한 살을 더 먹은 알란, 101세 생일이 다가오자 친구들이 거대한 열기구를 준비하는데, 예기치 못한 바람 때문에 다시 모험을 떠나게 된다. 김정은, 도널드 트럼프, 블라디미르 푸틴, 앙겔라 메르켈 그리고 스웨덴 외교부 장관까지. 새로운 만남과 모험이 펼쳐진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죽음’이 선보이고, 매년 출간되는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스티븐 킹의 신작은 올해도 계속된다.
뛰어난 저작으로 저자 이름만으로도 독자의 선택이 보장된 책들을 살펴보면 일단 ‘총, 균, 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문명사 3부작의 완결판 ‘대변동’,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의 ‘르네상스 전쟁사’(김영사)가 있다. ‘르네상스 전쟁사’는 하라리의 박사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한 책으로 지금의 하라리를 있게 한 지적 시원을 보여준다. ‘빈 서판’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의 언어학자 스티븐 핑커의 ‘생각거리’ (사이언스 북스), ‘노동의 배신’ ‘긍정의 배신’의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죽음 앞에 선 인간을 다룬 신작(Natural Causes·부키)이 출간된다. ‘마음의 미래’로 유명한 물리학자 미치오 카쿠의 ‘인류의 미래’(김영사)는 기후변화 등 지구에 닥칠 파국으로 언젠가 지구를 떠나야 할 인류의 미래를 조망한다.
몇 년째 강세인 과학 쪽을 보면 다윈 선집(사이언스북스), ‘호킹의 빅 퀘스천에 대한 간결한 대답’(까치글방) 같은 기본 서적과 함께 기존 과학을 전복하거나 확장한 책들이 눈에 띈다. 과학저작에 뛰어난 동아시아는 리처드 프럼의 ‘아름다움의 진화’를 통해 다윈의 통설을 뒤집고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가장 아름다운 자가 살아남는다는 주장을 들려준다. 물리학자 이종필, 천문학자 이명현, 하리하라 이은희 등 국내 대표 과학 필자들이 쓴 공상과학(SF) 앤솔러지 ‘떨리는 손’(사계절), 진화생물학자 장대익 서울대 교수가 현대의 외로움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소셜 철학관’(휴머니스트)도 주목된다.
페미니즘은 이제 일상적인 출간 카테고리가 된 가운데, 양성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남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주장하는 마이클 카우프만의 ‘왜 남성은 성평등을 위해 싸워야 하는가’(바다)가 눈길을 끈다. 평등이 왜 성별을 불문하고 모두가 실현해야 할 목적인지 설명한다. 혐오와 갈등으로 점철된 우리 사회에 시사점을 던지길 바란다.
음식인문학자 주영하의 ‘조선의 미식가들’(휴머니스), 김서령 작가의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푸른역사) 등 음식 관련, 수의사 나응식의 고양이 에세이 ‘나는 너와 묘하게 다르다’(김영사) 등 동물은 여전히 핫 아이템이고, 은유의 신작인 ‘당신의 삶에 밑줄을 그었다’(어크로스) 등 에세이도 주목된다. 한편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인 해로 창비, 돌베개, 휴머니스트, 사계절 등 출판사들마다 관련 책들을 내놓는다. 기형도(1960∼1989) 30주기를 맞아 기념시집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문학과지성)도 나온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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