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국가 아닌 북미지역 대두

안토니오 라치 前 상원의원
“몇 주 전까지 조성길과 점심”


‘제3의 서방국가’ 망명을 위해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조성길(사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망명지를 어디로 선택했을지 국제사회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일단 조 대사대리는 직무를 수행했던 이탈리아와 유럽을 떠나 미국이나 캐나다 등 북미 지역으로 망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내 고급 정보를 원하는 미국의 이해관계와도 맞아떨어지는 데다 철저한 신변보호가 가능하고, 1997년 장승길 이집트 주재 북한 대사의 망명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3일 이탈리아 일간 라 리퍼블리카에 따르면 안토니오 라치 이탈리아 전 상원의원은 이날 라 리퍼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몇 주 전 점심때까지 조 대사대리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 대사대리에게 “나에게 전화해 최악을 피하라”고 당부했다. 라치 전 의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편 이탈리아 외교부 관계자는 “아직 조 대사대리의 망명 요청 사실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가 북한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정보국 등 다른 정부기관에 지원을 요청했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 외교부 관계자는 조 대사대리의 로마 주재가 끝나 더 이상 이탈리아에서 외교관 지위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AP통신은 조 대사대리가 이탈리아 내 미국이나 다른 국가의 대사관 또는 영사관에 망명 의사를 타진했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조 대사대리의 출신 배경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설이 제기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3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조 대사대리의 부모가 고위층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는 이날 한 종편 방송에 출연해 “조성길은 아버지와 장인이 모두 대사를 지낸 외교관 집안 출신”이라며 “북한에서 저와는 대비도 안 될 정도로 경제적으로도 아주 좋고, 가문도 좋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4일 복수의 북한 외교관 출신 소식통들은 “조 대사대리의 부친은 조직지도부 부부장을 지낸 최고위층”이라고 전했다.

김현아·김영주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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