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는 당연히 공익 제보에 해당된다. 적자 국채 발행 압력 과정에서 국고채 조기 상환이 하루 전 취소된 것도, KT&G 사장 교체를 위해 기업은행이 움직인 것도, 그런 조짐만으로도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신 전 사무관은 정치적 결백을 거듭 외치면서 “이번 정부라면 최소한 내부 목소리를 들어주고 재발 방지를 할 줄 알았다”고도 했다. 오죽하면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겠는가. 문재인 대선 캠프 공익제보지원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이지문 씨(군 부정투표 고발자)와 신 전 사무관의 대학 선후배들이 공익 취지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힌 배경도 마찬가지다. 본질은 국기문란 가능성이고, 공익신고자보호법 세부 규정에 해당하느냐의 문제는 오히려 부차적이다.

이런데도 현 정권은 매도에 몰두하고 있다. 청와대는 신 전 사무관의 호소를 묵살했고, 기재부는 그를 고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인신공격을 퍼붓고 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가 뛴다”고 했고, 박범계 의원은 “스타강사가 되려는 의도”라고 했다. ‘최순실 사건’ 때 고영태 옹호에 앞장섰던 손혜원 의원은 “청산유수로 떠드는 솜씨가 가증스럽다”고 했다. 30대 청년을 향해 이런 식이니, “죽으면 진정성을 믿어주겠느냐”라고 했던 것이다.

문 정권과 주변 세력의 ‘내로남불’은 공익 제보에서도 예외가 없는 것 같다. 신 전 사무관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들을 접촉했으나 여의치 않았다고 한다. 민변은 공식 요청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거의 민변이라면 먼저 돕겠다고 나섰을 것이다. 참여연대는 신 전 사무관 같은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포괄주의 입법’을 요구해 왔다. 이지문 씨조차 “진영논리를 앞세운 인신공격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신 전 사무관 공익 제보가 어떻게 결론 날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우리 편이면 의인, 다른 편이면 사기꾼이라는 식의 치졸한 본색(本色)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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