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대변항 거리에 버려진 기장 멸치[멸치잡이 어선 M호 선주 제공]
3일 대변항 거리에 버려진 기장 멸치[멸치잡이 어선 M호 선주 제공]
유자망협회 선주 “팔면 되지 왜 버리나”…수협 중재도 실패 부산 기장 앞바다에서 잡은 ‘기장 멸치’가 그대로 버려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3일 기장군 대변항 수협 위판장 앞 거리에는 널브러진 생멸치로 가득 차 있었다.

이날 폐기처분이 된 멸치 양은 7.5t(시가 700만원 상당).

지난달 21일에도 잡아 오자마자 폐기된 멸치는 20여t가량(시가 2천만원 상당) 된다.

폐기처분 되는 멸치는 멸치잡이 어선 ‘M호’와 ‘S호’가 건져 올린 것이다. 두 배 주인은 형제지간이다.

M호 선주는 “멸치 유자망 협회가 중매인에게 우리 형제가 잡은 멸치를 가져가면 협회 멸치를 안 주겠다며 압력을 넣었고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중매인들이 위판장에서 ‘0’원을 제시해 3차례 연속 유찰됐다”고 6일 밝혔다.

그는 “다른 지역 도매인에게 멸치를 팔려고 했는데 유자망 협회 소속 한 선주가 덤핑하는 바람에 판로를 찾지 못해 그대로 버릴 수밖에 없었다”며 “지난해 3월부터 지금까지 판로를 못 찾아 멸치를 버린 것은 모두 4차례나 된다”고 주장했다.

M호 가족은 지난달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대변 멸치 유자망협회 선주들의 갑질’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청원 글에서 “아버지는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서 30년 동안 멸치를 잡고 있는 어부인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유자망 협회에서 강제로 탈퇴가 됐다”며 “협회가 중매인을 협박해 입찰을 보지 못하게 했고 분노한 선원들이 오늘 잡아 온 고기를 거리에 풀었다”고 말했다.

반면 유자망 협회 소속 한 선주는 “중도매인에게 어떤 압력도 행사한 적은 없다”며 “선주가 여기저기 다니면서 판로를 개척해서 팔면 되지 왜 아까운 멸치를 버리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번 일은 선주 10여 명으로 구성된 유자망협회가 지난해 초 S호 선주를 제명한 데 이어 형제 사이인 M호 선주도 배제해 새로 협회를 구성하면서 불거졌다.

기장수협이 갈등을 해소하고자 중재에 나섰으나 봉합에는 실패했다.

수협 관계자는 “수협조합장까지 나서 화해를 주선했으나 어민 사이에 골이 워낙 깊어 잘 안 되고 있다”며 “중매인이 자신이 처리할 수 있는 물량만 사고 더는 살 필요가 없을 때 ‘0’원을 제시하기 때문에 위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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