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방문중 조건 제시
국제사회의 우려 불식 의도
터키 “공격목표, 쿠르드 아닌
쿠르드 테러조직일뿐” 반발
존 볼턴(사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군 조건으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퇴치와 쿠르드 반군의 안전 확보를 내세우면서 터키에 사실상 군사행동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대대적인 쿠르드족 공격을 예고했던 터키는 공격 목표가 쿠르드족 전체가 아닌 쿠르드 테러조직일 뿐이라고 반발했다.
6일 AP통신과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이스라엘에 도착한 볼턴 보좌관은 이날 이스라엘 측과 회동을 앞두고 “철군 조건으로 우리가 달성하길 바라는 목표가 있다”며 “이 조건은 시리아 내 IS 잔당을 물리치고 극단주의 세력에 맞서 미군과 함께 싸워온 쿠르드 반군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터키는 미국의 협력자인 쿠르드 반군 대원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며 “터키가 미국 동의 없이 군사적 행동을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터키는 미국의 시리아 철군 발표 후 시리아 북부·북동부 지역의 쿠르드족 근거지 공격을 위해 국경 및 시리아 내 전력을 보강하며 군사작전 준비에 박차를 가해 왔다. 볼턴 보좌관은 7일에는 터키를 방문해 군사행동에 나서지 말라는 의사를 강력하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미군 철수 시기에 대해 “시간표는 우리가 이행할 필요가 있는 정책 결정에 달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군이 시리아에 무기한으로 주둔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의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궤도를 같이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9일 “우리는 IS를 격퇴했고 영토를 되찾았다”며 미군 2000명의 30일 이내 철수를 지시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철수 시점을 최대 4개월 연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주둔 미군이 즉각 철수할 경우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주축으로 시리아민주군(SDF)을 결성해 IS 격퇴전을 수행해 온 쿠르드족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시리아에서 이란의 영향력도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볼턴 보좌관 발언에 대해 브라힘 칼른 터키 대통령 대변인은 “터키의 목표는 IS와 쿠르드노동자당(PKK), 그리고 YPG”라면서 “터키가 쿠르드족을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는 주장은 비이성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터키는 YPG가 자국에서 분리주의 테러단체로 규정한 PKK와 연계돼 있다며 척결을 공언해 왔다. 볼턴 보좌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동한 이후 터키에서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월 하순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리아 주둔 미군 철군과 관련한 시리아 정세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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