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심각한 문제 아냐” 고수
軍 “일개 행정관이 부르다니”
野 “靑 위세 그대로 드러나”


재작년 군 인사 자료를 분실한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이 사건 당일 육군참모총장을 카페로 불러내 면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의 “행정관이라고 해서 참모총장을 못 만나라는 법은 없다”는 설명이 되레 군 내부의 불만을 더욱 들끓게 하고 있다. 야당도 “청와대 행정관의 위세와 정부의 현실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라며 반발했다.

8일 여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사건의 핵심 인물인 정모(당시 34세) 전 행정관은 2017년 4월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뒤 두 달 만에 청와대 5급 행정관으로 임용됐다. 변호사로서 경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검경 관련 인사를 담당하는 균형인사비서관실에 배치된 것이다. 김용우(58) 육군참모총장을 카페에서 면담한 뒤 담배를 피우다 인사 자료를 잃어버린 것은 겨우 임용 3개월 만의 일이었다. 정 행정관은 이 만남을 상관의 지시 없이 자발적으로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는 정 전 행정관이 김 총장을 만난 것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의겸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행정관이든 인사수석이든 다 똑같이 대통령의 비서”라며 “인사수석이나 인사비서관이 만나는 것이 더 예의에 합당하리라고는 생각하지만 행정관이라고 해서 못 만나라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집무실이 아닌 카페에서 만남이 이뤄진 데 대해서는 “절차를 밟아 (집무실로) 들어가기 복잡했을 수 있다”며 “그렇게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군 내부에서는 “일개 청와대 행정관이 격식도, 절차도 갖추지 않고 육군 최고 책임자를 밖으로 불러낸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행정관이 참모총장을 못 만날 이유가 없다는 것은 김태우 수사관에 대해 급이 맞지 않는다고 얘기한 것과 배치되는 브리핑”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 전 행정관과 김 총장의 만남을 주선하고 동석까지 한 청와대 안보실 심모 전 행정관(당시 육군 대령)이 이후 준장으로 진급한 사실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심 전 행정관은 동기(육사 43기)들이 당시 사단장(소장)에 진출해 있던 상황으로, 육군참모총장의 장군 추천 없이는 진급이 불가능했다는 얘기가 군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정충신·유민환 기자 csjung@munhwa.com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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