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인 붙잡고 호객행위 여전

8일 오후 10시쯤 서울 강동구 천호동 423번지의 성매매 집결지 일대는 적막했다. 거리 일대의 불빛이 모두 꺼져 있고 인적도 뜸해 발길을 돌리려던 찰나, 잠긴 줄만 알았던 한 업소 안쪽에서 다급하게 문 여는 소리가 들리더니 벨벳 커튼이 젖혀지며 50대 정도 돼 보이는 한 여성이 불쑥 얼굴을 내밀었다. 이 여성은 “오빠 우리 애들 좀 봐∼”라고 말하며 호객행위를 하기 시작했다. 등 뒤로 20대 후반쯤 돼 보이는 여성 두 명이 반짝이는 원피스를 입은 채 등장해 “들어와요. 잘해줄게”라며 이에 가담했다.

지난달 22일 이곳에 위치한 한 성매매업소 건물에서 불이 나 업주 박모(50) 씨 등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사고는 이미 잊힌 과거다. 최근 발생한 화재로 세간의 관심이 쏠린 뒤 전부 문을 닫은 척 위장을 하고 있었지만, 인기척이 들리면 나와 손님을 끌어들이며 여전히 영업을 해나가고 있었다. 다른 업소들도 자세히 둘러보니 약 6∼7곳에서 커튼 아래쪽으로 불빛이 희미하게 새어 나오고 있었다. 한 업소는 완전히 가려두지 않은 커튼 틈 사이로 여성의 실루엣이 보이기도 했다.

호객을 시도한 여성들에게 기자임을 밝히며 영업을 지속하는 이유를 묻자 이들은 갑자기 당황하면서 “화재 발생 이후 영업하지 않고 있다”며 말을 바꿨다. ‘청소년 통행금지’라고 적힌 길목의 입구 쪽에서 순찰차 한 대가 서 있었다. 이따금 남성이 지나갈 때마다 이곳저곳에서 불쑥 문이 열리며 호객행위가 벌어졌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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