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카페 개소때부터 근무
항상 웃으며 일하니 인기최고
이젠 ‘구청 마스코트’로 통해
최근엔 ‘스페셜 자격증’취득
탁구·스포츠댄스도 수준급
장애인체육대회서 동메달 따
“좋은 남친 만나 결혼하고파”
‘카페에서 커피를 만들고 마시는 이 모두가 즐거움을 소유한다.’ 중증장애인 채용카페 ‘I got everything’의 설립 취지다. 장애인 일자리 가운데 카페는 일하면서 소득도 얻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해소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런 장점으로 인해 많은 중증장애인이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이들을 수용할 카페는 부족한 상황이다. 그 속에서 I got everything은 장애인 일자리 사업에서 성공한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I got everything은 공공 영역에서도 활발하게 도입되면서 중증장애인에게 안정적이고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민간 기관으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I got everything은 장애인 복지 사업을 넘어 일반 카페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만큼 경쟁력 있는 카페로 성장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일을 가르쳐주면서 일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좋습니다. 앞으로 후배들과 같이 일하고 싶습니다.”
8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청 내 카페 I got everything에서 만난 바리스타 이보라(26) 씨. 카페에서 일하는 게 ‘뿌듯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 씨는 2017년 4월에 덕진구청에 문을 연 I got everything 10호점에서 근무해오고 있다. 개소할 때부터 근무해왔던 이 씨는 원하는 대로 장애인 후배 김준호(24) 씨와 함께 근무하고 있다. 오전에는 이 씨가 근무하고 오후에는 김 씨가 근무하는 형태로 일한다.
오전 8시쯤에 출근하는 이 씨는 출근과 동시에 커피머신기를 세팅하고 손님을 맞는다. 항상 웃는 얼굴로 손님을 대해 이 씨는 덕진구청에선 마스코트로 통한다. 김해나 전북장애인부모회 사회복지사는 “항상 웃으면서 일하니까 덕진구청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며 “직원들이 보라 씨가 간혹 없을 때는 어디에 있는지 물어볼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라테에 가장 자신이 있다는 이 씨는 바리스타에 대한 열정도 높다. 업무 경험을 살려 얼마 전에는 스페셜 바리스타 자격증도 땄다.
이 씨는 I got everything이라는 안정적인 일자리가 생기면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도 가능해졌다. 매일 근무가 끝나면 탁구장으로 가 탁구를 즐긴다. 수요일 하루는 스포츠 댄스를 한다. 취미 수준을 넘어 탁구와 스포츠댄스 모두에서 수준급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씨는 지난해 10월 전주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탁구 복식과 단식에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 씨는 “댄스스포츠도 재밌다”며 “특히 자이브 실력이 늘어서 좋다”고 말했다.
카페에서 일하면서 보람도 얻고 꿈도 생겼다. 이 씨는 “월급으로 조카에게 선물을 사줄 때가 가장 보람이 있다”며 “앞으로는 남자친구를 만나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 이 씨는 “많은 장애인이 자신의 취미나 성격에 맞는 일을 찾고 배워서 꼭 일하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은 2012년부터 ‘중증장애인 공공·민간 연계 일자리 창출 사업’을 실시해 공공·민간기관을 통해 ‘꿈앤카페’를 개소(공공 42개소, 민간 9개소)해 중증장애인을 채용해 왔다. 2016년 전문컨설팅 업체를 통해 표준화 작업을 실시, 브랜드네이밍·인테리어·제품 디자인 등을 전면 개편한 I got everything을 출범시켰다. I got everything은 커피 원두를 최상급으로 맞추고, 커피머신도 커피 추출 기초과정인 그라인딩 및 탬핑 과정이 자동화돼 있어 전국 매장 어디에서나 동일한 커피 맛을 낸다. 2017년에는 고유 원두 ‘밸런스 브라운(Balance Brown)’을 개발했다. 2018년 6월과 12월에는 각각 여름, 겨울 시그니처 음료도 출시하는 등 꾸준히 품질 향상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관계자는 “I got everything의 커피 맛은 유명한 프랜차이즈 카페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프리미엄을 유지하고 있다”며 “카페가 경쟁력이 있어야 수익을 내고 더 많은 중증장애인 일자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민간기관이 I got everything 공간을 무상으로 임대하면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카페 설치와 관련된 영업표지, 매뉴얼, 인테리어 시공비, 장비구입비 등을 지원하고 카페 운영 및 홍보전략을 제공한다. 카페 운영은 장애인 직무지원 및 직무훈련이 가능한 기관에서 위탁 운영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2016년 정부세종청사에 1호점을 시작으로 2018년 12월 인천 중구점까지 35호점이 문을 열었다. 올해도 18일 전주 덕진수영장에 신규 점포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1년 동안 20곳 설치가 목표다.
공공기관들이 적극적으로 I got everything을 유치하자, 민간 기관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20호점은 로레알코리아점, 26호점 SK텔레콤 원주점, 28호점은 한국시세이도점, 32호점은 CGV광주첨단점 등으로 민간기업에서도 I got everything을 도입하는 추세다.
전주 =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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