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원 中企중앙회 상근부회장

올해 한국경제에서 사업체 수의 99%와 고용의 90%를 담당하는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실시한 새해 경기전망 조사 결과 올해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39.0%로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 6.6%보다 훨씬 높았으며, 가장 큰 애로 요인은 내수부진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으로 나타났다.

지급 여력이 미약한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2017년 6470원이던 최저임금이 2019년 8350원으로 2년 만에 29%(1880원)나 올라 인건비를 감내하기란 쉽지 않다. 여기다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올해 최저임금은 1만 원이 넘는다. 통계청 인구활동조사 결과 지난해 8월 기준 5인 미만 사업장은 36.3%가 최저임금에 못 미쳤다. 올해 10.9%의 최저임금 인상에 추가적인 주휴수당을 강제하면 불가항력적인 범법자가 양산되고 취약계층의 일자리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주휴수당은 6·25전쟁 직후, 폐허 속에서 경제성장을 위해 노동력에 의지할 수밖에 없던 시절에 생겨났다. ‘근로기준법’은 1953년 제정됐고, 일주일에 하루는 유급휴일을 보장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임금이 노동생산성에 비해 낮고 최저생계비에 훨씬 못 미치는 상황에서 주휴수당은 근로자들의 얇은 지갑을 두툼하게 하는 보조역할을 했다.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지 66년이 흐른 지금, 근로시간은 주 40시간으로 낮아졌고 2018년 최저임금은 중위임금의 63.8%에 해당하는 수준이 됐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2개국 중 4위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오히려 최저임금은 생계를 보장할 수 있게 됐지만, 반대로 지급 여력과 생산성을 상회하는 급격한 임금 인상으로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떨어뜨리고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하는 주된 요인 중 하나가 됐다. 지급 여력이 없는 소상공인들은 생존을 위해 부득이 15시간 미만의 쪼개기 알바를 선택하거나 아예 사업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낫겠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OECD 국가 중 유급주휴일을 법으로 강제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터키, 멕시코가 전부다. 심지어 터키의 경우 1주일에 45시간 근무한 경우에만 주휴수당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어 주 15시간 이상 근무하면 지급을 의무화하고 있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완화된 조건이다.

모든 것은 시대에 맞춰 변한다. 최초 목적과 배경이 옳더라도 주어진 환경은 계속 달라지기 때문이다. 주휴수당도 마찬가지다. 최저임금이 급격히 높아진 상황에서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보전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주휴수당은 폐지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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