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이 마무리되며 지상파 3사 연예대상 수상자가 가려졌습니다. 방송인 이영자가 KBS, MBC 연예대상을 동시 석권했고, 이승기가 (논란은 있었지만) SBS 왕좌를 거머쥐었죠. 이런 수상 결과를 보고 있노라면 ‘원 톱’(one top) MC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영자가 활약하고 있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과 KBS ‘안녕하세요’에서 그가 각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보다는 여러 공동 MC들과 어깨를 견주며 한데 어우러지죠. 이승기가 출연하는 SBS ‘집사부일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여러 출연자 중 한 명일 뿐이죠. 이는 예능 환경의 변화와도 맞물립니다.

스튜디오물이 대세이던 과거에는 메인 MC 1∼2명이 전체 흐름을 이끌어갔죠. 패널들은 MC로부터 발언권을 얻어야 제 기량을 뽐낼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카메라 프레임 안에서 MC는 절대 권력자, 즉 ‘보스’였죠. 하지만 리얼 버라이어티와 관찰 예능이 대세로 자리 잡으며 예능 프로그램은 스튜디오를 벗어났습니다. 무한하게 확장된 공간 속에서 각 출연자는 저마다 장기를 발휘할 넉넉한 기회와 시간을 얻게 됐는데요. 이로 인해 촬영 시간이 길어지고 편집 과정도 복잡해졌지만, 연출자 입장에서는 더욱 다양한 장면을 담고 새로운 연출기법을 시도할 여력이 생겼습니다.

MC를 꼭짓점으로 한 피라미드식이었던 출연진의 자리 배치도 달라졌습니다. ‘전지적 참견 시점’의 출연진은 원탁 테이블에 둘러앉고, 2017년 MBC 연예대상을 품에 안은 전현무가 출연하는 ‘나 혼자 산다’에서 전 출연진은 일렬로 나란히 앉죠. 그 속에 군림하는 보스는 없습니다.

하지만 보스의 빈자리는 ‘리더’가 채웁니다. 모두가 동일선상에 놓였지만,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흐름을 주도하며 모두를 아우르는 1명, 그 사람이 바로 리더죠. 이런 변화는 ‘힘의 진행’의 1인자였던 강호동에게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천하장사 출신인 강호동은 분출하는 에너지를 바탕으로 모두를 짊어지고 달려나가는 진행자였죠.

하지만 긴 침체기를 겪고 다시 도약한 강호동은 진행 방식을 바꿨습니다. JTBC ‘아는 형님’에서는 교실 중간쯤에 앉아 동생들의 놀림에 기꺼이 장단 맞추고, ‘한끼줍쇼’에서는 자세를 낮추고 깍듯한 모습으로 선배 이경규를 챙기죠. 하지만 강호동이 각 프로그램의 무게중심을 잡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게 바로 리더십이죠.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보스는 ‘해라’고 하지만 리더는 ‘하자’고 하며, 보스는 ‘명령’을 하지만 리더는 ‘대화’를 한다고 하더군요. 2019년을 시작하는 지금, 당신은 어느 쪽에 가깝나요?

realyong@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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