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지출 제한 법안 통과
노동당 “노딜 원하지않아”

정부 과세권 제한도 추진


영국 하원이 정부가 ‘노 딜 브렉시트’를 추진하지 못하도록 재정지출 권한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며 테리사 메이 총리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8일 영국 공영방송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영국 하원에서 노동당 이베트 쿠퍼 의원 등이 상정한 재정법 수정안이 찬성 303표 대 반대 296표로 통과됐다. 정부가 의회의 명백한 동의 없이 노 딜 브렉시트 준비를 하지 못하도록 재정지출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노 딜 브렉시트는 영국이 오는 3월 29일 아무런 합의나 협정 없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것으로 브렉시트 시나리오 중 최악으로 꼽힌다. 쿠퍼 의원은 “우리 경제와 안보 위험이 너무 큰 만큼, 이것이 발생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도 “의회나 내각, 이 나라의 다수는 별도 협정 없는 EU 탈퇴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안 통과가 오는 15일로 예정된 의회의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를 일주일 앞두고 이뤄진 만큼 메이 총리의 입지가 약화했음을 방증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영국과 EU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국경 통과 시 엄격한 통행 및 통관 절차 적용)’를 피하기 위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영국을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남도록 하는 백스톱(안전장치) 방안이 담긴 합의안을 도출했다. 그러나 야당은 물론 여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이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승인투표 부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찬성표 가운데 20여 표는 집권 보수당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로이터통신은 “보수당 내 분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하원에는 노 딜 브렉시트를 추진하지 못하도록 하는 빈스 케이블 자유민주당 대표의 다른 수정안도 상정돼 있는 상태다. 브렉시트와 관련해 의회 승인 없이는 정부가 주요 세금을 부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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