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무죄 추정원칙 존중해야”
“해명 기회도 안줘” 공개비판

BBC, 법원출두 모습 생중계
“가족 면회 불허… 인권 침해”
WSJ “日사법체계 바뀌어야”


프랑스와 일본이 특수배임 혐의 등으로 50여 일 동안 구금 중인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의 석방을 놓고 빚은 갈등이 정부 간 전면대립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해외 언론들도 피의자를 장기간 구금시키며 자백을 강요하는 일본 검찰 특유의 ‘인질 수사’를 비판했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뮈리엘 페니코 프랑스 노동부 장관은 전날 프랑스 현지 방송인 CNews와의 인터뷰에서 “곤 전 회장에 대한 무죄추정원칙을 존중해야 한다”며 일본 사법부를 비판했다. 곤 전 회장은 닛산자동차의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프랑스 르노자동차 부사장 출신이며, 프랑스 정부는 르노자동차의 최대주주다. 프랑스는 자국 정부까지 엮인 지배구조 탓에 그동안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말을 아꼈지만 곤 전 회장이 구속사유공개청구 절차를 위해 도쿄(東京)지방법원에 출두하며 여론이 돌아서자 공개적으로 비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곤 전 회장은 구속사유공개청구 절차에서 2008년 개인적인 투자로 회사에 18억5000만 엔(약 191억 원)의 손실을 입힌 혐의와 사우디아라비아 재벌에게 1470만 달러(약 164억 원)를 부정 송금한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개인 투자와 관련해 회사와 계약을 한 적이 없어 어떠한 돈도 받지 못했고 사우디로 보내진 돈 또한 닛산자동차를 위한 정상적인 로비 활동이며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앞서 도쿄지검 특수부는 지난해 11월 19일 곤 전 회장을 긴급체포한 이후 구금 기한 만료를 앞두고 다른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2차례에 걸쳐 그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해외에 여러 거점을 두고 있는 곤 전 회장이 도주 우려가 있고 증거를 조작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받아들였다.

검찰과 곤 전 회장 측 주장이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장기간 구금이 계속되자 해외 언론들은 일본의 사법 시스템을 비판하고 나섰다. 영국의 BBC는 곤 전 회장의 법원 출두 모습을 생중계하면서 “곤 전 회장이 지난해 11월 체포된 이후 장기간 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으며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으며 직접 해명할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BBC는 “곤 전 회장은 장기간 구속으로 인해 이전보다 마른 상태였으며 가족과의 면회도 허락되지 않았다”며 인권침해 소지를 제기하기도 했다. 프랑스 공영방송인 프랑스2는 이날 오전 톱뉴스로 곤 전 회장의 구속 사실을 전하며 “구속사유공개청구 절차는 2시간 동안 진행됐지만 곤 전 회장이 소명할 수 있는 시간은 몇 분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나는 누명을 쓰고 부당하게 구속당했다”는 곤 전 회장의 발언을 제목으로 세우며 장기간 구속을 허용하는 일본의 사법시스템을 비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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