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인사패턴 예측못해
지방판사 부족 최악 우려
“지방서 1년 더 근무해달라”
고법부장에 이메일도 보내
법원이 사상 초유의 ‘지방 판사 펑크’ 위기에 놓였다. 자칫하면 지방에 거주하는 국민이 재판을 받을 판사가 모자랄 수 있단 얘기다. 법원 안팎에서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취임 후 1년 반 동안 사법부 적폐 청산에만 골몰하다 최악의 인사정책 실패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9일 법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지난 7일 “지방 근무를 자원하는 판사들의 지원을 추가로 받겠다”고 공고했다. 해당 공고 글에서 행정처는 “현재의 인사패턴에 따르면 지방권 근무 법관은 20명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존 인사 원칙과 관행을 유지하기 위해 법관 여러분들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리오니, 자원자는 오는 11일까지 김영훈 인사총괄심의관 등에게 이메일을 보내달라”고 설명했다. 지원자가 미달할 경우 지방권 판사 부족으로 인해 지역주민들에 대한 사법서비스 질이 저하될 수 있다.
일견 지방근무를 회피하는 판사들의 이기심으로 비칠 수 있겠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법원행정처가 판사 인사 패턴을 예측해 대비하지 못한 탓”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법관 인사는 기수별로 서울·수도권과 지방을 2년간 순환하는 ‘경향(京鄕) 교류’를 원칙으로 한다. 그런데 이번엔 기수별 인력 차이·휴직 등으로 인해 내려갈 판사보다 올라올 판사가 현저히 많다. 즉 지방 근무 차례인 판사가 많이 모자란 것이다. 행정처가 “지방에 (원래 순서보다) 먼저 내려갈 판사나 지방에서 서울권으로 올라올 시기를 늦출 판사들의 자원을 받겠다”고 나섰지만 지원율은 미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판사들 사이에서는 ‘뒷북 행정처’에 대한 비판과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한 판사는 “사법행정담당자들이라면 이런 인사패턴은 충분히 예측 가능할 텐데, 진작 대비하지 않고 손 놓고 있다 부랴부랴 ‘자원하라’며 일선 판사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판사는 “승진을 포기하는 대신 서울권역에 남아 있던 판사들에게 강제 승진을 시키며 지방으로 내려보낼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무작위 지방발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일단 추가로 자원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더불어 행정처는 현재 지방권에 있는 고등법원 부장판사들(사법연수원 22·23기에 해당)에게는 “지방에서 1년만 더 근무해달라”는 취지의 이메일도 보냈다고 한다. 지방 근무 2년을 채우고 서울·수도권으로 올라올 준비를 하고 있는 고법 부장판사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통보다. 또 다른 판사는 “양승태 사법부 적폐 청산에만 몰두하더니 김 대법원장이 인사정책에 크게 실패했다”며 “판사들도 근무지를 예측해가면서 개인 생활 계획을 짤 텐데, 어느 누가 갑자기 지방발령을 선뜻 자원하거나 더 남겠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일갈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지방판사 부족 최악 우려
“지방서 1년 더 근무해달라”
고법부장에 이메일도 보내
법원이 사상 초유의 ‘지방 판사 펑크’ 위기에 놓였다. 자칫하면 지방에 거주하는 국민이 재판을 받을 판사가 모자랄 수 있단 얘기다. 법원 안팎에서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취임 후 1년 반 동안 사법부 적폐 청산에만 골몰하다 최악의 인사정책 실패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9일 법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지난 7일 “지방 근무를 자원하는 판사들의 지원을 추가로 받겠다”고 공고했다. 해당 공고 글에서 행정처는 “현재의 인사패턴에 따르면 지방권 근무 법관은 20명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존 인사 원칙과 관행을 유지하기 위해 법관 여러분들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리오니, 자원자는 오는 11일까지 김영훈 인사총괄심의관 등에게 이메일을 보내달라”고 설명했다. 지원자가 미달할 경우 지방권 판사 부족으로 인해 지역주민들에 대한 사법서비스 질이 저하될 수 있다.
일견 지방근무를 회피하는 판사들의 이기심으로 비칠 수 있겠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법원행정처가 판사 인사 패턴을 예측해 대비하지 못한 탓”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법관 인사는 기수별로 서울·수도권과 지방을 2년간 순환하는 ‘경향(京鄕) 교류’를 원칙으로 한다. 그런데 이번엔 기수별 인력 차이·휴직 등으로 인해 내려갈 판사보다 올라올 판사가 현저히 많다. 즉 지방 근무 차례인 판사가 많이 모자란 것이다. 행정처가 “지방에 (원래 순서보다) 먼저 내려갈 판사나 지방에서 서울권으로 올라올 시기를 늦출 판사들의 자원을 받겠다”고 나섰지만 지원율은 미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판사들 사이에서는 ‘뒷북 행정처’에 대한 비판과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한 판사는 “사법행정담당자들이라면 이런 인사패턴은 충분히 예측 가능할 텐데, 진작 대비하지 않고 손 놓고 있다 부랴부랴 ‘자원하라’며 일선 판사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판사는 “승진을 포기하는 대신 서울권역에 남아 있던 판사들에게 강제 승진을 시키며 지방으로 내려보낼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무작위 지방발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일단 추가로 자원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더불어 행정처는 현재 지방권에 있는 고등법원 부장판사들(사법연수원 22·23기에 해당)에게는 “지방에서 1년만 더 근무해달라”는 취지의 이메일도 보냈다고 한다. 지방 근무 2년을 채우고 서울·수도권으로 올라올 준비를 하고 있는 고법 부장판사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통보다. 또 다른 판사는 “양승태 사법부 적폐 청산에만 몰두하더니 김 대법원장이 인사정책에 크게 실패했다”며 “판사들도 근무지를 예측해가면서 개인 생활 계획을 짤 텐데, 어느 누가 갑자기 지방발령을 선뜻 자원하거나 더 남겠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일갈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